대상포진 후 신경통, 조기 치료가 관건

  • 등록 2025.05.22 09: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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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두를 앓은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대상포진’의 위험을 안고 살아간다. 수두를 일으킨 바이러스가 체내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저하된 틈을 타 신경을 따라 활성화되면서 통증과 수포를 동반한 질환으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대상포진이다.

 

대상포진은 몸 한쪽으로 띠를 두르듯 수포가 퍼지며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얼굴, 가슴, 등, 복부 등 신경이 분포한 어느 부위든 발생할 수 있다. 초기에는 두통이나 오한, 몸살 기운, 피로감이 감기처럼 나타나다가 이후 발진과 수포가 발생하고 타는 듯 하거나 찌르는 듯 한 통증이 뒤따른다. 이 고통은 주로 야간에 심해져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문제는 대상포진 자체보다도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는 후유증이다. 발진이 사라진 이후에도 통증이 한 달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하며, 만성화되면 수년간 고통을 유발하는 심각한 상태로 발전할 수 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특히 고령자에게서 발생 위험이 높으며, 발병 면적이 넓거나 면역력이 심각하게 떨어져 있을 경우 더 쉽게 나타난다. 얼굴이나 두부 주변에 발병할 경우 각막염, 안면신경 마비, 심하면 실명이나 뇌 관련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드물게는 발병 부위 근육의 비대칭적 붓기나 마비 증상도 동반될 수 있다.

 

서울 기찬통증의학과 박재홍 원장은 “무엇보다 대상포진 치료의 핵심은 ‘시기’다. 증상이 시작된 직후 72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해야 신경 손상을 줄이고, 이후 신경통으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통증이 장기화되고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따라 신경 치료는 발병 초기에 적극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대표적인 치료법 중 하나인 신경차단술은 대상포진이 침범한 신경절을 영상장비로 정확히 찾아 약물을 주입하는 방식이다. 고도의 집중력과 숙련도를 요하지만, 통증을 빠르게 조절하고 신경 손상을 줄일 수 있어 효과적인 비수술 치료법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박재홍 원장은 “치료와 함께 예방이 중요하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면역력 저하가 주요 원인인 만큼 충분한 수면,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을 통해 면역 체계를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환절기나 만성질환이 있는 고령자의 경우, 예방백신 접종을 통해 질환의 발생 자체를 차단할 수 있다”고 전했다.

 

대상포진은 흔히 나타나는 바이러스성 질환이지만, 그 후유증은 생각보다 오래가고 일상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 빠르게 진료를 받고, 전문적인 치료를 통해 후유증을 방지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다. 조기에 대응한다면 수년간의 고통을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상포진의 신호는 절대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김효영 a1@live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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