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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 이러다 李 대통령에 찍힐라... 3분기 부진 속 ‘최종환 대표 5중 겸직’ 논란

“투명경영 약속” 내건 코스피 이전 1년 만에… 감사위원장·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장까지 겸임
‘원맨체제’ 파라다이스, 이재명 정부 투명경영 기조와 충돌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1위 사업자인 파라다이스가 불안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며 주가가 급락한 데 이어, 그룹을 이끄는 최종환 대표이사의 다중 겸직 구조와 이사회 장악 논란이 불거지면서 ‘이재명 정부의 기업 투명성 기조’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실적 부진 속 ‘원맨 체제’ 강화… 시장 기대 못 미친 3분기

 

파라다이스가 지난 8월 14일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2840억 원, 영업이익은 566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 영업이익은 57% 증가했지만 시장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같은 기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520억 원으로 전년보다 약 30% 줄었고, 별도 기준 순이익은 203억 원으로 전기(1437억 원) 대비 급감했다.

 

카지노 업황이 개선됐다는 시장 분위기와 달리, 영업비용 증가와 자회사 전환사채 상환 부담이 수익성을 크게 눌렀다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롯데관광개발은 매출 1866억 원, 영업이익 529억 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거뒀다. 10월 기준 두 회사의 월간 매출 격차는 232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47억 원 줄었다. 카지노 이용객의 드롭액(칩 교환 금액) 증가율도 롯데가 87.4%, 파라다이스가 12.4%로 격차가 컸다.

 

■ 감사·후보추천위까지 대표가 겸임… 투명경영 약속은 어디로

 

최종환 대표는 2024년 3월 주주총회를 통해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전까지는 최성욱 전 대표와 공동 경영 체제였으나, 그가 물러나면서 경영 전권이 최 대표에게 집중됐다. 이후 파라다이스는 주요 부문을 대표 직속 체계로 개편했고, 동시에 계열사 대표 겸직이 확대됐다.

 

현재 그는 상장사 파라다이스를 비롯해 파라다이스글로벌, 파라다이스세가사미, 파라다이스호텔부산, 파라다이스H&R 등 다섯 개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직을 모두 맡고 있다. 카지노·호텔·리조트·서비스 등 그룹 핵심 사업의 모든 결정권이 사실상 한 사람에게 집중된 셈이다.

 

회사는 “계열사 간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경영 일원화”라고 설명하지만, 시장에서는 오히려 내부 견제 약화와 지배구조 불투명성을 우려한다. 파라다이스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의장을 모두 최 대표가 맡고 있어, 대표이사를 감시해야 할 핵심 위원회가 사실상 대표이사에게 종속된 구조다. 형식적으로는 사외이사 비중이 절반이지만, 실질적인 의사결정은 대표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 상장하며 “투명한 지배구조와 책임경영”을 약속했지만, 현재의 구조는 그 선언과 정반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양상이다. 이 같은 구조는 해외 파트너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천 영종도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를 함께 운영하는 일본 세가사미홀딩스는 최근 경영 참여 범위 재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가사미 측은 의사결정 절차의 불투명성을 문제 삼았고, 양사의 신뢰 관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상장사 중심으로 대표이사 권한 분산과 이사회 독립성 강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파라다이스의 구조는 그 반대편에 서 있다.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와 내부통제 개선이라는 정부 정책 방향에 역행하는 만큼, 향후 규제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재계 관계자는 “최 대표의 다중 겸직은 빠른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지만, 그만큼 책임의 경계가 모호해질 수 있다”며 “견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시장 신뢰를 잃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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