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하고 복잡하면서도 지속적인 몸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들은 여러 병원을 전전하지만 원인이 불분명하거나 ‘검사상 이상 없다’는 말만 반복해서 듣기 쉽다. 이런 상황에서 점차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자율신경실조증이다. 그 다양한 증상은 우리의 일상생활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자율신경실조증은 뇌와 척수의 하위 체계인 자율신경계 불균형으로부터 발생한다. 자율신경계는 우리가 의식하지 않아도 심장 박동, 혈압, 체온 등의 생명 유지 기능을 조절한다. 이 기능은 교감신경, 부교감신경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균형을 유지하는데 스트레스, 과로, 수면 부족, 정서적 긴장, 억눌린 감정 등이 누적될 경우 이 균형이 무너지고 신체 전반에 이상 및 과민 반응이 나타나게 된다.
증상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하다. 두통이나 어지럼증을 비롯해 가슴 답답함, 과호흡, 식은땀, 등 신체와 심리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 증상이 특정 장기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시스템에 걸쳐 반복되고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로 인해 환자 스스로 질환의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고, 병원에서도 진단명이 명확하게 내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청주 휴한의원 김지연 원장은 “자율신경실조증 원인은 뇌의 기능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특히 편도체와 시상하부, 전전두엽 등 감정과 생리 반응을 연결하는 뇌 부위들이 스트레스에 과민하게 반응할 때, 자율신경계는 비정상적인 신호를 보내기 시작한다. 지속적인 교감신경 항진 패턴은 심장 박동 수 증가, 호흡 불안정, 근육 긴장 떨림 등을 유발하며, 이는 다시 불안과 공포를 증폭시키는 악순환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에는 단순히 신경쇠약 혹은 스트레스성 신체화 증상으로 치부되었던 증상이지만, 최근에는 신경과학적 접근을 통해 이들 증상이 중추신경계의 반응 패턴으로 이해되기 시작했다. 특히 심박변이도(HRV) 측정을 통해 자율신경 기능 상태를 분석하거나, 스트레스 자극에 대한 뇌의 반응을 추적하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고 전했다.
김지연 원장은 “자율신경실조증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지만, 특히 정서적 억압이 많은 성격 유형,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성인 여성, 학업 및 교우 관계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청소년, 만성 피로 및 과로에 노출된 중년 장년층에서 빈도가 높게 나타난다. 문제는 증상이 반복될수록 불안감이 증가하고, 그 자체가 자율신경계 이상 증상을 심화시킨다는 점이다. ‘몸이 이상한데 병명이 없다’는 불안은 환자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점차적으로 우울증 및 불안장애, 공황장애 등 신경 정신과 질환으로 확대될 위험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자율신경계 불균형은 시간만 지나면 저절로 회복되기보다는, 의식적인 회복 전략이 필요하다. 규칙적인 수면과 식사, 햇볕을 받으며 걷기, 호흡 조절, 감각 자극 안정화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정보 과잉 환경에서 디지털 기기 사용 시간을 줄이고, 감정 인식을 돕는 일기 도움, 감각 과민을 조절하는 청각·촉각을 안정화 시키는 행동 등이 자율신경계 치료 및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김지연 원장은 “자율신경기능이상 증상은 더 이상 예외적인 질환이 아니다. 머리로는 괜찮다고 해도, 몸은 이미 여러 가지 신호를 보내고 있다. 반복적인 가슴 두근거림, 어지러움증, 불안감, 소화장애, 불면증, 무기력증 문제 등을 단순한 피로로 넘기기보다는 자율신경계 이상 증상으로 인식하고, 신체와 마음의 회복력을 동시에 높이는 자율신경실조증 치료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