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저림이 보내는 경고, 척골신경포착증후군 주의해야

  • 등록 2025.11.11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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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대부분을 손과 팔을 사용하는 현대인에게 팔꿈치와 손 저림은 흔한 증상이지만, 단순 피로나 혈액순환 문제로 넘기면 안 된다. 특히 약지와 새끼손가락이 저리거나 손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지속된다면 ‘척골신경포착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척골신경은 팔꿈치 안쪽에서 손끝까지 이어지는 신경으로, 손의 감각과 손가락 움직임을 담당한다. 이 신경이 팔꿈치나 손목 부위에서 눌리거나 압박을 받을 경우 통증과 감각 이상이 발생한다. 압박 부위에 따라 ‘주관증후군’과 ‘척골관증후군’으로 구분되며, 모두 손 저림과 근력 저하를 동반하는 질환이다.

 

주관증후군은 팔꿈치 안쪽의 뼈 돌출 부위(주관)에서 척골신경이 눌려 생긴다. 장시간 턱을 괴거나 팔을 구부린 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습관, 팔베개를 하고 자는 자세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주로 네 번째, 다섯 번째 손가락의 감각 저하와 함께 팔꿈치 안쪽 통증이 동반되며, 증상이 심해지면 손가락이 굳거나 손 근육이 위축될 수 있다.

 

척골관증후군은 손목 안쪽의 좁은 통로(기용관)에서 신경이 눌려 발생한다. 자전거를 오래 타거나 손바닥에 지속적인 압력을 주는 동작이 원인으로 꼽히며, 심한 경우 미세한 손동작이 어렵고 물건을 집는 힘이 약해진다.

 

문제는 이들 질환이 초기에 단순 피로감으로 착각되기 쉽다는 점이다. 하지만 신경 압박이 지속되면 신경 섬유가 손상돼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다. 증상이 2주 이상 이어지거나 저림이 심해진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

 

부천 고려척척신경외과 김평수 원장은 “진단은 신경전도검사나 초음파, MRI를 통해 압박 부위를 확인하며, 초기에는 보존적 치료로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 약물치료, 물리치료, 온찜질, 자세 교정, 신경 주변 주사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신경 압박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부위의 긴장을 완화하고, 팔꿈치와 손목의 자세를 바로잡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상이 심하거나 신경 손상이 진행된 경우에는 신경 감압술 등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조기 치료만으로 비수술적 회복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팔꿈치를 과도하게 구부리는 자세를 피하고, 장시간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30분마다 팔과 손목을 스트레칭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팔꿈치가 책상 모서리에 닿지 않게 주의하고, 자전거 핸들처럼 손바닥에 지속적인 압력이 가해지는 행동도 줄이는 것이 좋다.

 

척골신경포착증후군은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가 쉽지만, 방치하면 신경 손상으로 손 근육 위축과 마비가 남을 수 있다. 손의 저림과 감각 이상이 반복된다면 단순 피로로 넘기지 말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통해 신경 손상을 예방해야 한다.

김효영 a1@live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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