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계 서열 42위 OCI그룹이 창사 이래 최대의 복합 위기에 직면했다.
주력 사업의 실적 악화와 막대한 우발채무 리스크가 불거진 가운데, 이우현 회장의 국적 논란을 둘러싼 도덕성 해이 문제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반(反) 재생에너지 기조라는 거대한 외부 악재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안팎으로 겹친 삼중고가 지주사인 OCI홀딩스의 근간을 흔들며 2026년 경영 환경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실적 부진과 재무 건전성 악화다. OCI홀딩스는 지난 2025년 3분기 연결 기준 533억 원의 영업손실과 734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특히 말레이시아 법인 등 해외 계열사들의 부실이 심화되는 가운데, OCI홀딩스가 이들을 위해 서준 채무보증 규모가 약 2,600억 원에 달하며 공사 이행 보증 등을 합친 그룹 전체 우발채무는 1조 3,600억 원을 넘어섰다. 해외 법인의 유동성 문제가 지주사로 전이될 경우 연쇄적인 위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대외 환경마저 절망적이다. 최근 5,300억 원 규모의 대형 폴리실리콘 공급 계약이 종료되면서 확실한 현금 창출원을 잃은데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화석연료 중심 정책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축소 시사로 인해 신규 수주가 극도로 어려워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기존 대형 계약은 끝났는데, 트럼프 리스크로 인해 태양광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매출 반등의 기회를 잡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적 성장 동력 상실 위기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경영 리더십은 이우현 회장의 ‘국적 세탁’ 의혹으로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다. 이 회장이 지난 18년간 미국 국적임을 숨기고 한국인 행세를 하며 상속세 공제 혜택 등을 노렸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이 회장이 상속받은 서울 성북동 저택의 등기부등본을 통해 그가 2000년 이미 미국 국적을 취득했음이 드러났다. 그러나 2018년 부친(故 이수영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상속받는 과정에서 금융당국에 국적을 대한민국으로 허위 공시한 사실이 드러나며 법적·도덕적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재계에서는 오너 리스크가 자금 조달과 투자 유치에 걸림돌이 되는 상황에서 OCI홀딩스가 이 총체적 난국을 돌파하지 못한다면 기업의 생존 자체가 위태로울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