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반려동물 사업 ‘갑질’ 논란…밀어내기 매출 의혹에 공정위 조사 이어질까?

  • 등록 2026.01.15 15:3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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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점·협력사 “밀어내기 매출·허위회계” 주장…조정 불발 후 공정위 본조사 가능성
개인 일탈 해명에도 ‘조직적 회계’ 반론…경영진 통제 책임 쟁점 부상

 

유한양행이 반려동물 사업 과정에서 협력업체와 대리점들로부터 불공정 거래 및 회계 처리 문제를 이유로 신고를 당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공정거래위원회 산하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진행된 분쟁조정이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종료되면서, 사안이 공정위 본조사로 넘어갈 가능성도 거론된다. 유한양행을 이끄는 현 수장은 조욱제 대표이사 사장으로, 이번 논란은 단순한 거래 분쟁을 넘어 조 사장 체제에서 유한양행이 강조해 온 공정·윤리 경영 기조가 실제 경영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둘러싼 쟁점으로 확대되는 흐름이다.

 

14일 NBN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월 유한양행 협력사인 M사와 I사는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을 이유로 공정거래조정원에 신고서를 접수했다.

 

이들은 유한양행과의 거래 과정에서 회계 처리 문제와 부당한 거래 관행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해 규모는 M사가 약 6억8000만원, I사가 약 9억3000만원으로 추산된다. 유사한 피해를 주장하는 중소업체 10여 곳이 추가로 신고를 준비 중이라는 전언도 나오면서, 사안이 집단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한양행은 2021년 반려동물 의약품·사료 시장에 진출하면서 제조사 S사와 독점 제조 위탁 계약을 체결했고, 동시에 S사 지분 약 21%를 인수했다. 이후 S사는 유한양행의 주문에 따라 제품을 제조해 유한양행이 지정한 대리점으로 직접 배송하는 구조로 운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인 측은 이 과정에서 유한양행이 설정한 매출 목표가 과도하게 책정되면서 실제 물품이 전달되기 전에 세금계산서가 먼저 발행되는 사례가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회계상으로는 매입과 매출이 인식됐지만 실물을 받지 못한 대리점들이 대금 결제 압박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이른바 ‘물량 밀어내기’ 또는 ‘허위매출’ 의혹이다.

 

대리점 미정산 문제가 발생하자 유한양행이 제조사 S사에 해결을 요구했고, 상황이 개선되지 않자 약 25억원 상당의 S사 소유 부동산 일부를 양보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산 대금 45억원에 대한 채무변제 계약서 작성과 함께 담보 설정, 최대주주 보유 주식과 자산에 대한 질권·근저당 설정도 요구 사항에 포함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부담이 제조사뿐 아니라 대리점들에도 전가됐다. 이미 발행된 세금계산서를 일괄 취소한 뒤 재발행하는 ‘매출 정정 신고’를 요청받으면서 가산세 부담과 체납, 세무조사, 세법 위반에 따른 형사 처벌 가능성 등 각종 리스크에 노출됐다는 것이다.

 

유한양행 측은 공정위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반려동물 사업 부문 담당 책임자인 J씨의 회계 처리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사실을 인지한 뒤 해당 직원을 해고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번 사안을 특정 담당자의 개인적 일탈로 규정하며, 세무 수정·경정 신고와 일부 대리점과의 합의 등 수습 노력을 진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물류 비용 절감을 위한 직송 시스템 도입은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도 내놨다.

 

다만 신고 내용과 거래 구조를 종합하면 논란의 중심을 개인의 일탈로만 한정하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나온다. 세금계산서 발행과 회계 기장, 부가가치세 신고 및 수정 신고는 재무·회계 조직과 내부 승인 절차를 수반하는 사안인 만큼, 특정 개인의 판단으로만 진행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공정위 조사 단계에서 내부 통제 체계와 의사결정 구조 전반, 나아가 조욱제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의 관리·감독 책임까지 판단 범위에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공정거래조정원 조정 절차가 종료되면서 이번 사안은 공정위 판단의 영역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조사 결과에 따라 대리점거래 공정화법 위반 여부는 물론, 하도급법 적용 여부와 회계·세무 처리의 적정성 등으로 쟁점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곽동신 a1@live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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