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 척추측만증은 또래 아이들 사이에서 유난히 자주 발견되는 편이다. 문제는 통증이 거의 없다는 이유로 초기에 스스로 알아차리기 어렵고, 부모 역시 성장기의 변화로 생각해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실제로 10대에서 발생률이 가장 높고, 특히 여학생은 남학생보다 두 배 이상 흔하게 나타난다. 성장 속도가 빠른 시기일수록 자세와 생활습관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평소의 작은 습관이 시간이 지나면 눈에 띄는 만곡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척추는 몸의 중심축을 이루는 구조지만, 사춘기를 전후해 알 수 없는 원인으로 C자 또는 S자 형태로 휘어지면 어깨 높이가 달라 보이거나 골반이 기울고, 몸통이 한쪽으로 쏠리는 등 균형이 무너진 모습이 나타난다. 성장은 활발하지만 근육과 인대는 아직 불안정한 시기라 나쁜 자세의 반복이 곧바로 척추 변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짝다리, 한쪽으로 가방을 드는 습관, 책상 앞에서 삐딱하게 앉는 동작은 대표적인 악화 요인이다. 이런 변화는 대부분 통증을 동반하지 않아 방치되기 쉽고, 뒤늦게 성인이 되어 발견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부분의 청소년기 척추측만증은 특발성으로 원인이 뚜렷하지 않지만, 가족력이 있다면 발생률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중요한 점은 조기 발견과 적극적인 경과 관찰이다. 성장 가능성이 많은 상태에서 각도가 빠르게 증가하면 변형 진행 속도도 빨라지기 때문에, 초기에 방치하면 심폐기능 저하나 체형 불균형 등 다양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만곡이 낮은 초기 단계라면 보조기 착용과 운동치료만으로도 진행을 충분히 억제할 수 있고, 성장기 동안의 관리가 치료의 핵심이 된다.

참포도나무병원 척추센터 이동엽 원장은 “대표적인 비수술 치료 방법으로는 보조기 착용과 운동치료가 있다. 이 중 ‘슈로스 운동 치료’는 독일에서 개발된 운동법으로, 휘어진 척추의 방향과 각도에 따라 맞춤형 호흡과 스트레칭을 통해 척추 균형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슈로스 운동은 단순한 교정 체조를 넘어 변형의 진행을 막고 자세를 안정시키는 데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조기는 이미 휘어진 척추를 되돌리는 장비가 아니라, 더 이상 휘지 않도록 막는 역할이다. 따라서 처방 기준은 각도뿐 아니라 환자의 성장 상태, 변형 위치,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한다. 꾸준한 운동치료와 함께 적용하면 효과가 크게 높아지고,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변화 추이를 세밀하게 확인해야 한다. 수술은 만곡이 심하거나 앞으로의 성장으로 더 악화될 가능성이 확실할 때 고려하는 만큼,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현실적인 예방책이다”고 전했다.

이동엽 원장은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측만증은 조용히 진행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부모의 관찰이 중요하다. 어깨 높이가 다르거나 한쪽 등이 튀어나온 듯 보인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한쪽으로 기대 앉는 자세, 오래 스마트폰을 내려다보는 습관, 무거운 가방을 한쪽으로만 메는 행동은 모두 변형을 가속할 수 있어 반드시 교정해야 한다. 척추는 성장기의 작은 반복이 큰 변화를 만드는 구조이기 때문에, 생활습관 관리만으로도 상황을 크게 바꿀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청소년기의 측만증 진단과 치료에 대해 “통증이 없다고 치료를 미루면 성장기 특성상 변형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특히 초기에는 운동치료와 보조기만으로도 충분히 호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부모와 아이가 함께 관심을 가지고 조기에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동엽 원장은 “척추측만증은 방치하면 수술까지 고려해야 하는 단계로 넘어갈 수 있지만, 조기 발견만 된다면 부담이 훨씬 적은 비수술적 치료로 관리할 수 있다. 성장기 아이들이 허리를 곧게 펴고 편안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체크와 생활습관 개선이 필수다. 혹시라도 아이의 자세나 체형 변화가 눈에 띈다면 미루지 말고 전문 진료를 통해 정확한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