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병의 수제청에는 시간이 담긴다.
인천에서 ‘청개구리’라는 이름의 수제청 전문 카페를 운영하는 정경화 대표는 “숙성의 시간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녀에게 수제청은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삶을 재정립하고 신념을 지켜온 과정 그 자체다.
정 대표가 수제청을 시작한 계기는 특별하지 않았다.
결혼과 출산 후 경력 단절을 겪으며, 가족을 위한 건강한 먹거리를 만들던 일상이 창업의 출발점이 됐다.
정부 지원에 의존하기보다 스스로의 손끝으로 삶을 일궈가고자 한 그녀는 “좋은 재료와 정직한 시간만이 진짜 맛을 만든다”는 믿음 하나로 작은 매장을 열었다.
10평 남짓한 좁은 공간, 자영업 경험도 전무한 상태에서 시작한 첫 걸음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정 대표는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 속에서 자신만의 ‘K-청(淸)’ 브랜드를 만들어갔다.
“수제청의 숙성처럼 저의 시간도 천천히 익어갔어요. 돌이켜보면 그 과정이 가장 값졌습니다.”
청개구리의 수제청은 제철 과일을 손질해 첨가물 없이 발효시키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정 대표는 “수제청은 편리함보다 정직함이 우선”이라며 “발효 과정의 타협은 절대 없고, 모든 공정이 소비자의 건강을 위한 과정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또한 수제청을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한류(K-Culture)의 연장선’으로 본다.
김치·불고기·떡볶이가 세계인의 식탁을 사로잡은 것처럼, 한국의 수제청 역시 자연과 정성이 결합된 건강한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경화 대표는 오늘도 매장에서 직접 과일을 손질하며 말한다.
“숙성을 준비하는 시간이 가장 길고 힘들지만, 그 기다림이 만들어낸 맛은 절대 배신하지 않아요. 제 인생도, 수제청도 그렇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