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말수가 적고 사회생활이 어려운 사람을 두고 우울증인지, 아스퍼거증후군(자폐스펙트럼장애의 한 유형)인지 혼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두 질환은 발생 원인과 치료 접근이 전혀 다르며, 한의학에서도 구분의 기준이 분명하다는 점에서 정확한 감별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우울증은 대표적인 기분장애로, 비교적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던 사람이 스트레스·상실·과로 등을 계기로 우울감, 무기력, 흥미 상실, 수면·식욕 변화 등을 겪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아스퍼거증후군은 신경발달장애로, 유아기부터 사회적 소통과 공감, 맥락 이해의 어려움이 지속된다. 즉 원래 잘하던 사람이 무너진 상태가 우울증이라면, 처음부터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 다른 상태가 아스퍼거증후군이다.
임상에서 혼란을 키우는 지점은 공통 증상이다. 두 경우 모두 사람 만남을 피하고 표정이 적으며 말수가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원인은 다르다. 우울증 환자는 ‘의욕 저하’로 인해 관계를 회피하는 반면, 아스퍼거증후군은 ‘방법과 규칙을 이해하지 못해’ 사회적 상호작용이 어렵다. 이 차이를 놓치면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
브레인리더한의원 설재현 원장은 “한의학적 관점에서도 구분은 명확하다. 브레인리더한의원 설재현 원장에 의하면 우울증은 주로 기(氣)의 순환이 막히는 기울(氣鬱), 과도한 생각과 스트레스로 심장과 뇌의 기능이 약해지는 심비허(心脾虛), 장기화될 경우 담음(痰飮)이 신경계를 방해하는 상태로 해석한다. 치료는 기혈 순환을 회복하고 자율신경 균형을 바로잡아 감정 회복을 돕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아스퍼거증후군은 선천적 발달 특성과 연관되어 선천지기(先天之氣)의 불균형, 뇌 발달과 연관된 신(腎)·심(心) 기능의 조화 문제, 감각 처리의 과민·둔감으로 인한 담음·열(熱)의 상호 작용으로 설명된다. 이 경우 단순한 기분 개선보다는 감각 조절, 정서 인식, 실행기능을 서서히 보완하는 장기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설재현 원장은 “아스퍼거 성향을 가진 청소년·성인이 반복되는 사회적 실패를 겪으며 이차적으로 우울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고 말한다. 이때 우울증만 치료하면 일시적 호전 뒤 재발이 잦고, 발달 특성을 함께 고려한 통합 치료가 안정적인 회복으로 이어진다“고 전했다.
이어 “결론적으로 우울증과 아스퍼거증후군은 증상이 비슷해 보여도 뿌리와 치료 전략이 다르다. 양·한방을 막론하고 정확한 평가를 통해 ‘정서 문제인지, 발달 특성인지, 혹은 두 가지가 함께 존재하는지’를 구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