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사기 피해자가 누적 3만 7천 명에 달하고 피해 보증금 규모가 약 4조 7천억 원에 이르는 가운데, 정부는 올해 3월 임차인 대항력을 전입신고 즉시 발생시키는 제도 개편을 발표했다.
사후 구제에서 사전 예방으로 정책 기조가 전환되고 있지만, 실제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계약 단계에서부터의 법률적 점검이 필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임차인의 대항력은 전입신고 다음 날 0시부터 발생해, 일부 임대인이 이 시간 차를 악용해 당일 근저당을 설정하는 수법이 횡행해 왔다.
정부는 2026년 3월 10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전세사기 방지 대책을 발표하며, 전입신고 처리 시점부터 즉시 대항력이 발생하도록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또한 올해 9월부터는 '안심전세 앱'을 통해 등기부등본, 확정일자, 전입 가구 현황, 세금 체납 여부, 선순위 권리자 정보를 한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되며, 서비스 대상도 기존 아파트에서 다가구주택까지 확대된다.
제도가 정비되고 있지만, 전세 계약 현장에서 발생하는 분쟁은 여전히 복잡하다. 깡통전세로 인한 보증금 미반환, 임대인의 세금 체납에 따른 배당 순위 문제, 공동담보 물건의 경매 장기화, 매매 계약 후 잔금 전 근저당 설정 등 유형이 다양하며, 각각의 사안에 따라 법적 대응 방법이 달라진다.
특히 공동담보의 경우 여러 물건의 경매가 모두 종료되어야 배당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피해 회복에 수년이 걸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법무법인 동승 윤지민 변호사는 “전세사기 피해는 계약 전 등기부등본 확인만으로 예방할 수 있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선순위 권리관계, 임대인의 재정 상태, 건물의 실제 시세와 전세가율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를 예방하려면 계약 전 단계에서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받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등기부등본상 근저당 설정 여부와 채권최고액, 선순위 임차인의 보증금 총액, 건물 감정가 대비 전세가율 등을 함께 따져야 위험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이미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도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전세사기피해자법에 따른 피해자 인정 절차, 보증금 반환 소송 등 단계별로 취할 수 있는 법적 구제 수단이 있으므로 조기에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윤지민 변호사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도 유효한 안전장치이지만, 모든 물건에 가입이 가능한 것은 아니므로 계약 전에 가입 가능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제도적 보호가 강화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결국 개별 계약의 위험은 당사자가 직접 확인하고 판단해야 한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