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증권사들의 실적이 급증하는 가운데 최근 직원이 고객 예탁금을 빼돌려 도박에 사용한 사건이 발생했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강남지점의 한 직원이 고객 예탁금 수억 원을 빼돌려 온라인 도박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직원은 고객 명의 계좌에서 자금을 무단 인출하거나 내부 시스템을 이용해 예탁금을 빼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고객은 6~7명, 피해액은 수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직원은 지난달 말 가족과 동료에게 도박 사실을 털어놓는 문자메시지를 남긴 뒤 잠적했다가 서울의 한 등산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대표 체제 이후 회사는 여러 차례 통제 리스크에 직면해왔다. 지난 4월 여의도 본사에서 근무하던 직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같은 시기 금융감독원이 회계처리 오류를 이유로 회계심사에 착수하면서 회계 관리 적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이어 올해 들어서는 자기매매 제한 위반 등으로 임직원이 제재를 받았고, 지난해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에서는 ‘미흡’ 등급을 받는 등 내부통제와 소비자보호 체계가 도마에 올랐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실적만 놓고 보면 연임 가능성이 높지만, 잇따른 사고와 감독 리스크가 연임 심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성과와 통제의 균형이 김 대표 리더십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피해 고객과 직접 면담을 진행하며 경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오는 12월 둘째 주쯤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김성환 대표의 연임 여부도 이 시점을 전후해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