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오션이 노동조합 지배·개입 의혹으로 고용노동부의 압수수색을 받은 지 약 3주 만에, 수사 대상 조직을 총괄하던 임원을 신설 자회사 대표로 선임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수사 진행 중 ‘영전성 인사’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노조 파괴 문건’ 의혹까지 다시 소환되며 그룹 차원의 노무관리 방식 전반이 도마에 오르는 분위기다.
재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이달 초 조부근 한화오션 전무를 한화오션엔지니어링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조 신임 대표는 과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임원실, 한화 방산부문 경영지원·노사지원 관련 직책을 거쳤고, 최근까지 한화오션에서 노사상생협력본부장으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조 대표가 직전까지 총괄했던 노사상생협력본부 산하 조직이 ‘부당노동행위’ 의혹으로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고용노동부 통영지청은 1월 13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압수수색하고, 노사상생협력본부 내 노사협력팀 사무실 등에서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부의 강제수사는 지난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조직적 노조 개입 의혹과 맞물려 진행되고 있다.
지난 10월 국감에서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내부 제보를 근거로 ‘노무관리 업무수첩’ 존재를 공개하며, 약 7개월 동안 노무관리 계획과 노조 대응 정황이 날짜별로 기록돼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업무수첩에는 그룹 차원에서 노무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정기적인 노무회의 운영을 지시하는 한편, 현장 직·반장 인사 교체까지 검토하는 등 인력 운영 전반을 관리 대상으로 삼은 정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 측은 이를 두고 개별 노사 대응을 넘어 조직적 관리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사망사고 직후 시점에도 ‘노무에 집중’하라는 취지의 기록이 등장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노무관리와 안전관리 문제가 동시에 불거진 사안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화오션은 이번 인사에 대해 “한화오션엔지니어링은 2025년 출범한 자회사로 인력 양성과 조직 안정화가 필요한 회사이며, 이에 적합한 대표를 선임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다만 노동계 일각에서는 압수수색 직후 책임자 라인이 회사 밖으로 이동한 모양새가 된 만큼, 사실상 ‘리스크 분리’ 또는 ‘보호성 인사’로 비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편 회사는 압수수색 대상이 된 노사협력팀의 명칭을 ‘현장소통센터’로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1월 29일 노사는 상생협력 차원에서 고용노동부 등 기관에 제기된 고소·고발을 취하하기로 했지만, 통영지청은 “노사 간 취하가 조사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