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혼을 염두에 두고 일상의 매 순간을 증거로 기록하며 사는 부부는 드문 만큼, 실제 이혼 소송이 시작되면 과거의 고통을 구구절절 설명하는 ‘감정적 호소’에만 치중하다 낭패를 보는 사례가 적지 않다. 배우자의 배신이나 폭언에 대한 심증은 확실할지라도 법정은 오직 객관적으로 현출된 자료만을 판결의 근거로 삼기 때문이다. 결국 위자료 소송의 핵심은 상대방의 유책 행위를 얼마나 명확하게 입증하느냐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산분할이 혼인 생활 중 공동으로 형성한 자산을 기여도에 따라 나누는 경제적 청산이라면, 위자료는 상대방의 배신행위나 부당한 대우로 인해 발생한 정신적 고통을 위로하기 위한 손해배상이다. 민법 제806조와 제843조는 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에게 이러한 배상 책임을 명시하고 있다.
가장 빈번한 이혼 사유 중 하나인 부정행위 입증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신속함이 요구된다. 배우자의 외도를 뒷받침할 숙박업소 CCTV나 차량 블랙박스 영상 등은 보존 기간이 매우 짧아 자칫 시기를 놓치면 영구히 삭제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불륜 정황을 인지한 즉시 법원에 ‘증거보전’을 신청해 영상을 확보하는 등 발 빠른 법적 대처가 선행되어야 한다. 다만, 상대방의 휴대전화 잠금을 강제로 푸는 방식 등의 증거 수집은 도리어 형사 처벌의 빌미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가정폭력 역시 피해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기록의 힘’이 결과를 좌우한다. 폭행이나 폭언이 발생했을 때 즉각적인 112 신고로 공적 기록을 남겨두는 것이 최선이지만, 당장 이혼을 결심하지 못해 망설이는 경우라도 병원을 방문해 진료 기록을 확보해두어야 한다. 당시 의사가 기록한 부상 경위는 추후 소송에서 유력한 물적 증거가 되며, 짧은 보존 기간을 가진 112 신고 내역 역시 미리 발급받아 두는 것이 현명하다.
특히 위자료는 배우자뿐만 아니라 혼인을 파탄에 이르게 한 ‘제3자’에게도 물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상간자가 있으며, 시부모나 장인•장모의 과도한 간섭이나 폭언이 이혼의 결정적 원인이 되었다면 이들 역시 손해배상의 주체가 된다.
법무법인 중앙이평 이혼전문 양정은 대표 변호사는 “현재 대한민국 법원이 인용하는 이혼 위자료 액수는 사안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통상 1,000만 원에서 3,000만 원 사이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최근 법조계 안팎에서는 간통죄 폐지 이후 민사상 책임을 더욱 강화하고 위자료 액수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유책 사유가 중대한 사안을 중심으로 인용 액수가 점진적으로 상향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자료 청구는 단순히 금전적 보상을 받는 행위를 넘어, 재판상 이혼 사유를 명확히 함으로써 혼인 파탄의 책임 소재를 법적으로 확정 짓는 절차이다. 상대방이 오히려 혼인 파탄의 책임을 전가하며 진흙탕 싸움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법적 효력이 확실한 증거 자료를 바탕으로 정당한 배상을 이끌어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