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입주 지연 분쟁, '설명의무' 따져 수분양자 정당한 권리 찾아야

  • 등록 2026.04.29 11: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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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분양계약 해제 및 대금 반환을 고민하는 수분양자가 늘고 있다. 착공 지연이나 입주 지연, 사업상 문제 등이 발생할 경우 수분양자는 계약 종료와 함께 납부한 대금의 온전한 회수를 원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시행사의 자금력이 고갈된 경우가 많아, 실질적인 자금력을 가진 신탁사를 상대로 책임을 물어야 하는 상황이 빈번하다.

 

이때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이 신탁사의 ‘책임한정특약’이다. 분양계약 분쟁에서 수분양자가 가장 먼저 마주하는 벽은 계약서상의 책임 범위 조항이다. 신탁사는 통상 관리형 토지신탁 계약에서 '수탁자는 신탁재산의 범위 내에서만 수분양자에 대해 계약상 책임을 부담한다'는 취지의 약관을 삽입한다.

 

법무법인 새로 엄진 대표 변호사는 “이는 시행사가 부도나거나 사업 수행 능력을 상실하더라도 신탁사가 자신들의 고유재산으로는 보상하지 않겠다는 방어 기제로 작용한다. 일반인은 이 조항 때문에 신탁사를 상대로 한 법적 권리 행사를 포기해 온 것이 사실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와 관련해 최근 대법원은 수분양자 보호를 위한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 2026년2월26일 선고된2023다280945 판결은 신탁사의 책임한정특약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상 설명의무 대상인지를 다룬 사안이다. 원심은 신탁업계의 관행 등을 이유로 해당 조항의 유효성을 폭넓게 인정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대법원은 판단을 달리했다”고 전했다.

 

엄진 변호사는 “대법원은 해당 특약이 수분양자가 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내용'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특히 대법원은 수탁자가 신탁사무 처리상 발생한 채권에 대해 고유재산으로도 책임을 지는 것이 원칙인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러한 법률상 원칙을 제한하고 수분양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특약은 반드시 명확히 설명되어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면 해당 조항을 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는 것이 판결의 요지다. 단순히 신탁사가 계약서에 ‘설명을 듣고 이해했다’는 자필 문구나 확인란을 마련해 두었더라도 설명의무를 다했다고 쉽게 인정받기 어렵다”고 전했다.

 

엄진 변호사는 “최근 이러한 대법원 판결은 신탁사가 관행이라는 이유로 설명의무를 소홀히 해왔던 실무에 경종을 울리는 결과가 될 것이라 본다. 단순히 부동산 계약서에 서명했다는 이유만으로 포기할 것이 아니라 계약 체결 당시 신탁사로부터 책임한정특약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안내를 받았는지 전문 변호사를 통해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제도상 기준도 더욱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 부처와 법조계에서는 약관 설명의무의 범위를 명확히 하고, 소비자에게 중대한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조항에 대해 보다 엄격한 공정성 심사를 진행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 신탁사를 상대로 계약 해지를 검토하는 수분양자들에게 중요한 판단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곽동신 a1@live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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