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벼운 신체 접촉이라도 상대방이 만 13세 미만 아동이라면 법적 평가는 전혀 달라진다. 성범죄 중에서도 아동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단순한 행위의 경중을 넘어, 보호해야 할 대상의 특수성 때문에 훨씬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
아동은 신체적•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상태에 있어 외부 자극에 취약하다. 특히 성적 침해는 인격 형성과 성장 과정 전반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법은 아동이 부적절한 성적 자극 없이 성장할 권리를 강하게 보호하고 있으며, 그 결과 관련 범죄에는 사실상 ‘무관용 원칙’에 가까운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이 같은 엄격한 기준은 13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강제추행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일반적으로 강제추행은 폭행이나 협박과 같은 외형적 강제력이 전제되지만, 아동 대상 범죄에서는 이러한 요소가 뚜렷하지 않더라도 행위 자체만으로 범죄가 성립할 수 있다. 즉, 물리적 강압이 있었는지보다 행위가 갖는 성적 성격과 그 영향이 더 중요하게 평가된다.
처벌 구조 역시 일반적인 성범죄와는 차이를 보인다. 13세 미만 아동에 대한 강제추행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규정되어 있으며, 벌금형 선택이 허용되지 않는다. 또한 공소시효가 적용되지 않아 시간이 경과하더라도 수사와 처벌이 가능하다. 이는 아동 대상 범죄에 대해 사회가 얼마나 강한 책임을 묻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법무법인 YK 청주 분사무소 신덕범 변호사는 “실무에서는 가해자의 ‘연령 인식’ 여부가 중요한 쟁점으로 다뤄진다. 피해자가 13세 미만이라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거나 인식하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법적 평가가 달라질 여지가 있다. 그러나 범행 당시의 상황, 피해자의 외형, 관계 형성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최소한 인식 가능성이 있었다고 판단되면, 특례법 적용을 피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죄가 확정될 경우 징역형뿐 아니라 신상정보 등록 및 공개•고지, 취업 제한 등 다양한 보안처분이 함께 부과된다. 이러한 제재는 형 집행 이후에도 장기간 이어지며 개인의 사회적 활동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아동 대상 범죄는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큰 만큼 수사 초기부터 구속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신덕범 변호사는 “결국 아동 대상 강제추행은 단순한 접촉 여부로 판단되는 사안이 아니다. 행위가 이루어진 상황과 관계의 맥락, 그리고 연령에 대한 인식 여부까지 종합적으로 평가되는 구조를 가진다. 이러한 특성상 사건 초기 단계에서 사실관계를 구체적으로 정리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는 대응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