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을 많이 쓰는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어깨 통증을 경험했을 가능성이 높다. 테니스, 배드민턴, 수영, 헬스처럼 팔을 반복적으로 들고 돌리는 운동은 체력 증진에는 좋지만, 무리하게 반복하면 어깨 관절에 부담이 쌓이고 결국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팔을 위로 올릴 때나 머리 뒤로 넘기는 동작에서 통증이 느껴진다면, 단순한 근육통보다는 어깨 내부의 구조물에 손상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회전근개파열이다.

회전근개는 어깨 관절을 감싸는 네 개의 근육과 힘줄로, 팔을 움직일 때 관절이 흔들리지 않도록 안정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힘줄은 외부 충격이나 반복적인 사용, 혹은 나이에 따른 퇴행성 변화로 인해 손상이 발생하기 쉬운 부위다. 파열의 원인은 주로 격렬한 운동이지만, 꼭 심한 외상이 없어도 일상적인 동작 속에서 서서히 파열이 진행되기도 한다. 특히 중년 이후에는 반복된 사용과 노화가 겹치면서 특별한 사고 없이도 파열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회전근개파열은 초기에 통증 외에 특별한 증상이 없을 수 있다. 그러다 점차 팔을 들거나 움직일 때 통증이 심해지고 밤에 누웠을 때 통증이 심해져 잠을 자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다. 팔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들고 팔을 올렸다가 중간에 툭 떨어지는 현상이 반복된다면 이미 손상이 상당히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 단계에서는 단순한 휴식으로는 회복이 어렵고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회전근개파열은 증상만으로는 다른 어깨 질환들과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오십견, 석회화건염 등과 혼동되기 쉬운데, 정확한 감별 진단이 이뤄지지 않으면 엉뚱한 치료로 시간만 낭비할 수 있다. 어깨 통증이 지속된다면 전문 의료진을 통해 초음파나 MRI 등 정밀 검사를 받아 파열 부위와 손상 범위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후 파열 정도에 따라 적절한 치료 계획이 수립된다.

경미한 손상의 경우, 수술 없이도 회복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초음파 유도하 주사치료는 손상 부위를 정확히 확인하고 해당 부위에 약물을 주입해 염증을 줄이고 회복을 돕는 방법이다. 또다른 비수술 치료로 체외충격파 치료가 있다. 손상된 조직에 충격파를 전달하여 혈류를 증가시키고 조직 재생을 촉진시키는 방식으로, 통증 감소와 기능 회복에 도움을 준다.

도수치료도 회전근개 질환의 치료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깨 관절 주변의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고 관절의 가동 범위를 회복시켜주는 데 효과적이다. 특히 통증으로 인해 어깨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 굳어버린 경우, 도수치료를 통해 기능 회복을 도울 수 있다.

한편, 회전근개파열은 치료 후에도 재발의 가능성이 높은 질환이다. 어깨는 구조상 가동 범위가 넓고 불안정한 관절이기 때문에 근력 강화와 스트레칭을 통한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운동을 할 때는 어깨 근육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적절한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을 반드시 진행하고 무리한 동작은 피하는 것이 좋다. 어깨에 통증이 조금이라도 느껴진다면 운동을 중단하고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군포 산본척척통증의학과 전성배 대표원장은 “회전근개파열은 운동 중에 갑자기 발생하기도 하지만, 반복된 사용이나 잘못된 자세로 인해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도 많다”며 “비슷한 증상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질환은 아니기 때문에, 증상이 시작될 때부터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치료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깨의 구조적 손상이 발생하기 전에 통증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기 바란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