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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마을에서 다시 숨 쉬다”…주민자치, 작은 정치의 힘

- 제134회 주민자치 세미나, 민주주의의 지속 가능성과 주민자치의 대안 모색 -

“민주주의는 행정 절차가 아닌, 시민이 함께 말하고 결정하는 살아 있는 순간에 있다.”

지난 9일 서울 인사동 태화빌딩에서 열린 제134회 주민자치 연구세미나는 ‘민주주의는 지속가능한가: 빛과 그림자의 이중성’을 주제로 열렸다. 이번 세미나는 박광국 가톨릭대 교수의 발제를 중심으로 장명학 경희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신광영 중앙대 명예교수, 김보람 서경대 교수, 김찬수 금강대 교수가 지정토론자로 참여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눴다.

 

 

박 교수는 발제에서 현대 민주주의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성찰하며, 민주주의를 “깨지기 쉬운 질그릇”에 비유했다. 그는 세계화·자본주의의 위협, 기후위기·양극화·지역소멸·청년실업 등 복합위기를 거론하며, “전통적 행정 패러다임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주의의 본질을 ‘인민의 생(生)’에 두며, “인민이 어떻게, 왜 봉기하는지를 스스로 물어야 한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아르케(원리)가 없는 통치가 아니라 시민 스스로의 자각과 실천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세계관의 전환도 주문했다. 그는 “인간-비인간, 인문-자연의 구분이 무의미한 ‘하이브리드 세계’에서 사물과 인간이 함께 구성하는 정치, 즉 ‘사물의 의회’가 필요하다”며 신유물론과 코스모폴리틱스를 새로운 민주주의 이념의 가능성으로 제시했다.

 

이날 토론자들은 민주주의의 일상화, 내면화의 중요성에 공감했다. 신광영 교수는 “제도만으로 민주주의를 이룰 수 없다. 민주주의적 심성과 습관이 일상 속에 자리 잡아야 한다”며, 권위주의적 문화와 조직이 여전히 강력한 한국 사회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김보람 교수는 “지속 가능한 민주주의를 위해 윤리적 시민성 회복이 절실하다”며 주민자치를 ‘존엄의 정치이자 존재의 정치’로 규정했다. 그는 “마을은 민주주의가 다시 숨 쉬는 공간이며, 주민센터와 공론장이 ‘카이로스적 시간’의 현장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찬수 교수는 “주민자치는 민주주의의 ‘행위의 정치학’”이라며, “마을은 공공성과 책임의 실천장이며 정치적 인간으로 거듭나는 훈련소다. 민주주의는 선택과 책임의 실천 속에서만 살아 숨 쉰다”고 강조했다.

 

전상직 한국주민자치학회장은 “법과 제도로 풀 수 없는 민주주의의 조건은 현장과 민생 속에서 재구성돼야 한다”고 말하며, “친밀성에서 공공성이 도출되는 길을 찾는 연구가 중요하다”고 논평했다.

이번 세미나는 단지 제도 개혁을 넘어, 인간의 가치와 삶의 조건을 새롭게 바라보는 민주주의 철학을 제안한 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무엇보다 ‘작은 정치’, ‘마을에서의 민주주의’를 통해 새로운 시대적 전환을 모색하려는 주민자치의 의미가 새롭게 조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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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세

용문사의 은행나무 나이가 1천년이 지났다. 나무는 알고 있다. 이 지구에서 생명체로 역할을 다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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