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설친 날 아침, 일어나는 순간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느낌을 받으면서 중심을 잡지 못해 벽에 기대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요즘처럼 바쁜 일상 속에서 스트레스와 피로가 겹치다 보면 이런 어지럼증을 그저 컨디션 난조 정도로 치부하기 쉽다. 그러나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면 이는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신체가 보내는 중요한 신호일 수 있다.
특히 자세를 바꿀 때 어지럼증이 심해지고, 회전목마에 올라탄 듯 흔들거리는 느낌이 들거나 ‘삐’ 소리가 귓가에 울리는 이명이 동반된다면 단순한 현기증으로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이러한 증상이 누적될 경우 예고 없이 쓰러지는 경험을 할 수도 있으며, 이로 인한 낙상이나 골절 같은 2차 사고의 위험도 커진다. 때문에 조기에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북 미올한방병원 최윤영 원장은 “흔히 어지럼증을 빈혈과 연결시키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귀에서 비롯된 문제인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이석증과 메니에르병이 있다. 이석증은 귀 안의 미세한 돌조각(이석)이 자리에서 벗어나 생기는 질환으로, 몸의 균형 감각을 크게 흔든다. 메니에르병은 내이의 림프액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면서 어지럼증과 이명, 청력 저하를 동반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이러한 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은 내이의 혈액순환과 림프 순환 장애다. 내이의 순환장애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재발이 일어날 수 있으며, 메니에르병의 경우 영구적인 청력 저하까지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내이를 튼튼하게 만들어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한의원에서는 이러한 어지럼증에 대해 단순히 병명을 기준으로 보기보다는 환자의 체질과 증상의 흐름, 발병 원인을 함께 살펴 접근한다.
최윤영 원장은 “맞춤형 한약 치료는 청각기관에 에너지를 공급하고 기혈의 흐름을 바로잡아, 몸 전체의 균형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공진단은 간과 신장의 기능을 도와 면역력 저하로 인한 어지럼에 효과를 보인다. 침 치료는 귀 주변 혈관과 신경의 긴장을 완화해 혈류와 림프 순환이 원활하도록 돕고, 추나요법은 귀로 가는 신경과 혈관이 지나는 경추와 후두부, 흉추의 정렬을 바로잡아 어지럼증의 원인을 물리적으로 개선한다.”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증상이 나타났을 때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는 일이다.
최윤영 원장은 “어지럼증은 충분히 개선이 가능한 증상이지만, 조기 대응이 치료 기간과 예후를 좌우한다. 특히 초기에는 입원 치료를 통해 집중적으로 관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의료진의 종합적인 진단 아래 어지럼증은 물론 이명, 난청 등 동반 질환에 대한 통합적인 치료와 재발 예방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