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 검진의 중요성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오로지 검진만을 위해 산부인과를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별히 아픈 데가 없는데 굳이 병원에 가야 할까 하는 생각, 혹은 진료 자체에 대한 막연한 불편함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성의 생식기관은 눈에 보이지 않는 내부 장기이기 때문에 이상이 있어도 알아차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증상이 나타난 후 병원을 찾기보다는, 건강할 때부터 정기검진을 통해 미리 점검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여성검진은 자궁경부암, 난소암, 자궁근종, 유방 질환 등 다양한 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고, 호르몬 변화에 따른 생리 불순이나 난임 문제의 원인까지도 추적할 수 있다. 예컨대 최근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는 자궁경부암의 경우에도, 정기적인 세포 검사나 HPV(인유두종 바이러스) 검사만 정기적으로 진행해도 조기 발견 및 치료가 용이해지기 때문에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기본적인 여성검진 항목으로는 자궁경부 세포검사, 질염 검사, 호르몬 검사, 초음파 검사 등이 포함된다. 이 가운데 자궁경부 세포검사는 20세 이상이라면 2년에 한 번씩 의료보험의 지원으로 받을 수 있다. 초음파 검사는 자궁과 난소의 크기, 구조 이상 등을 확인하는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검사다. 임신 가능성이 있는 사람도 안전하게 받을 수 있다. 질염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분비물 검사를 시행해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 질염은 흔한 질환이지만, 제 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만성 질환이나 불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천안 앙즈로여성병원 안지은 원장은 “여성검진은 단발성으로 끝나는 건강 체크가 아니라, 각 시기에 따라 꼭 챙겨야 할 자기 관리의 일환으로 보는 것이 맞다. 자신의 생리 주기, 가족력, 증상 유무 등을 기준으로 개인 맞춤형 검진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여성 검진은 가급적 1년에 한 번씩 받는 것이 권장되며, 생리 이상, 하복부 통증, 질 분비물 변화 등 증상이 있으면 시기를 기다리지 말고 바로 진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생리 양상의 변화는 절대 간과해선 안 된다. 갑작스러운 생리 주기의 변화, 생리통의 악화, 주기 외 출혈 등이 반복된다면 호르몬 검사를 통해 배란 여부나 자궁 내막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시 정밀 검사를 병행해야 한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나 조기 폐경, 난임과도 연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검진 항목은 더욱 세분화된다. 50대 이상 여성은 폐경으로 인해 뼈 건강과 호르몬 변화 관리가 중요해진다. 골밀도 검사, 유방 촬영, 호르몬 수치 확인 등을 통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핵심이다.
안지은 원장은 “여성의 몸은 일생을 두고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건강 상태 역시 늘 달라진다. 정기검진을 통해 이 변화의 흐름을 잘 읽고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여성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라며 “정기적인 검진과 담당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질환을 예방하고, 삶의 질을 지켜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