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준 전 국민의힘 의원이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홍 전 의원은 지난 22대 총선 공천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됐던 자신의 경험을 직접 거론하며 ‘공정한 시스템 공천 확립’을 최우선 과제로 내걸었다. 또한, 경제 전문가로서 당의 ‘이론적 재무장’을 이끌어 정책 역량을 강화하고 보수 가치를 바로 세우겠다고 밝혔다.
“공천 파동, 남의 일 아냐”…‘시스템 공천’ 바로 세울 적임자 자처
홍 전 의원 출마의 가장 큰 명분은 ‘공천 개혁’이다. 그는 지난 3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대구 달서갑에 단수 공천되면서 현역 의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공천에서 배제되는 아픔을 겪었다.
당시 홍 전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한 시스템 공천의 대원칙이 깨졌다”며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이의를 신청하는 등 당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비록 총선 승리를 위해 당의 결정을 최종적으로 수용하며 백의종군했지만, 불공정 공천의 피해자라는 인식이 당 안팎에 각인됐다.
이번 최고위원 출마 선언에서 홍 전 의원은 바로 이 점을 파고들었다. 그는 “불공정한 공천 파동으로 많은 당원과 국민이 실망하고 등을 돌렸다”면서 “누구보다 그 아픔을 잘 알기에, 다시는 당내에서 공천을 둘러싼 불공정 논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바로 세우는 데 모든 것을 걸겠다”고 강조했다. 헌신과 실력, 도덕성을 기준으로 예측 가능한 공천 룰을 만들어 유능한 인재가 정정당당하게 평가받는 토대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구호 아닌 정책”…경제 전문가, ‘이론 재무장’ 청사진 제시
홍 전 의원은 자신의 또 다른 강점인 ‘경제 전문성’을 내세워 당의 체질 개선도 약속했다. 제1회 지방고시 합격 후 대구시에서 경제국장을 지내는 등 오랜 기간 경제 관료로 활동한 그는 21대 국회에서도 당내 대표적인 ‘정책통’으로 인정받았다.
그는 “보수 정당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구호가 아닌,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유능한 정책으로 증명해야 한다”며 ‘이론적 재무장’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는 시대정신에 맞는 보수 가치를 재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당의 정체성과 정책 노선을 명확히 하자는 주장이다.
구체적으로는 여의도연구원의 기능을 강화해 당의 싱크탱크로서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민생 현안에 대한 정교한 정책 대안을 생산해 내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TK 민심 대변…“쓴소리 마다 않는 최고위원 될 것”
대구에 정치적 기반을 둔 홍 전 의원은 “우리 당의 심장인 영남의 민심을 지도부에 가감 없이 전달하고, 때로는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지역 민심의 대변자 역할도 자임했다. 그는 “수도권 민심만큼 중요한 것이 당의 뿌리인 영남의 목소리”라며 “지역의 목소리를 중앙 정치에 제대로 반영해 당의 외연 확장과 내부 결속을 함께 이뤄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공천 파동의 당사자로서 ‘개혁의 상징성’과 경제 전문가로서 ‘정책 전문성’을 동시에 갖춘 홍 전 의원의 출마가 최고위원 선거판에 새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총선 패배 이후 당의 근본적인 쇄신을 요구하는 당원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