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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그룹, 캄보디아 2개 법인 투자 20년…완전자본잠식에 오너 일가 지분 논란

모회사 적자에도 수천억 수혈…“오너 자식 회사 지키기” 비판

부영그룹(회장 이중근)이 20년 가까이 공들여온 캄보디아 부동산 사업은 여전히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지에 설립한 부영크메르Ⅰ과 부영크메르Ⅱ, 두 개 법인은 장부상 수천억 원대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수익은 미미하고 적자는 반복되고 있다. 일부 법인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오너 일가 지분 논란까지 겹쳐 논란이 커지고 있다.

 

부영크메르Ⅰ은 지난해 447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했다. 그러나 매출이 전혀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자산 재평가나 환산차익 같은 회계적 요인에 따른 일시적 성과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법인에는 부영주택이 4,892억 원의 장기대여금을 지원했다.

 

반면 부영크메르Ⅱ의 재무 상태는 훨씬 심각하다. 2024년 말 기준 자산은 9,500억 원, 부채는 1조 3,230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였고, 순손실만 525억 원에 달했다. 부영주택은 이 법인에 5,143억 원을 대여했으며, 이 가운데 1,460억 원을 대손충당금으로 반영했다. 하나은행 차입금 1,100만 달러(약 1,442억 원) 역시 부영주택이 보증을 서면서 실행돼, 부담은 한층 가중됐다.

 

특히 논란이 되는 대목은 자금 투입의 시점이다. 부영크메르Ⅱ의 최대주주는 2023년 12월부터 이중근 회장의 외동딸 이서정 전무다. 이미 기업가치가 크게 훼손된 상황에서 지분 46%를 확보했고, 이 회장까지 9.8%를 보유해 부녀 합산 지분율은 55.8%에 달했다. 그런데 이 전무가 최대주주가 된 직후인 2024년 한 해 동안 대여금이 1,994억 원 늘어나 총 5,143억 원에 이르렀다. 오너 일가 지분 확대와 그룹 자금 수혈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자식 회사 지키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모회사 재무 상태도 여유롭지 않다. 부영주택은 2024년 1,091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미처분이익잉여금은 –1조 6,297억 원으로 불어났다. 전년보다 손실 폭은 줄었지만, 여전히 적자 속에서 오너 일가 지분이 집중된 해외 법인에 수천억 원이 투입되는 구조는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낳고 있다.

 

부영크메르Ⅱ는 아파트 1,474가구와 대규모 상가 분양을 통해 ‘부영타운’ 프로젝트를 다시 추진하고 있지만, 현지 시장은 글로벌 긴축, 중국 경기 둔화, 외자 유입 축소 등으로 불확실성이 크다. 일부 단지는 고분양가 논란으로 장기간 미분양 상태에 놓여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장부에 자산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건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실제 분양 성과와 현금 유입이 확인되지 않으면 자산가치는 부풀려져 있을 수 있고, 결국 손상 처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영의 캄보디아 투자는 여전히 ‘돈 먹는 하마’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모회사가 적자에 허덕이는 가운데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법인에 수천억 원을 수혈하고 있다. 향후 분양 성패에 따라 그룹 전체의 재무 건전성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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