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2 (목)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핫이슈

최재원 SK수석부회장 브라운대 입학, 기부·레거시 특혜 의혹 재점화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의 미국 브라운대 입학을 둘러싼 기부·레거시 특혜 의혹이 다시 제기됐다. 당시 한국 학생들에게는 SAT와 토플 고득점 등 높은 문턱이 적용됐지만, 최 부회장이 이를 충족했다는 근거가 확인되지 않으면서 논란은 재계 2·3세의 공정성과 도덕성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1980년대 초 신일고를 졸업한 최 부회장은 국내 대학 진학에 실패한 직후 곧바로 브라운대에 입학했다. 브라운대는 당시 한국인 지원자에게 최상위권 내신, SAT·ACT 고득점, TOEFL 100점 이상 등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했으나, 최 부회장이 이를 충족했음을 보여주는 객관적 자료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창업주 일가의 재력이나 미국 내 기부가 간접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재계와 동문 사회에서 꾸준히 거론돼왔다.

 

미국 명문대의 입학 관행은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한다. 아이비리그 대학들은 오랫동안 ‘레거시 어드미션’을 운영해왔다. 부모나 형제가 동문일 경우 합격률이 일반 지원자보다 2~3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수백만 달러 이상의 기부 가문 자녀가 입학 심사에서 특별히 주목받는 ‘도너 패밀리’ 관행도 존재한다. 브라운대는 공식적으로 이를 부인하지만, 학계와 언론은 거액 기부와 입학 사이의 간접적 연계가 현실적 영향력을 갖는다고 지적한다.

 

최 부회장의 학위 취득은 사실로 확인되지만, 입학 단계의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은 채 레거시·기부 우대 가능성이 겹쳐 있다는 점에서 교육 기회의 공정성 논란과 연결된다. 국내 수험생들은 성적·시험·비교과를 통한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하는데, 재계 자녀가 부모의 배경을 활용해 상대적으로 쉽게 문턱을 넘었다는 의혹은 사회적 반발을 불러왔다.

 

세대의 흐름 속에서 같은 길을 걸은 모습도 눈에 띈다. 최 부회장의 장남 최성근 씨 또한 브라운대를 졸업했다. 그는 브라운대 학부를 마친 뒤 중국 칭화대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업체와 SK이노베이션 북미 법인 패스키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현재는 하버드대 MBA 진학을 준비 중이다. 아버지와 아들이 같은 대학을 거쳤다는 사실은 단순히 가문의 학력적 연속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사회적으로도 자연스레 관심을 모으는 대목이다.

 

미국에서는 최근 대법원의 소수인종 우대정책 폐지 이후 레거시 제도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일부 주에서는 아예 입법으로 레거시 입학을 금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으며, 일부 대학은 스스로 제도 축소나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제도적 논의가 뒷받침되지 않은 채 특정 재벌가 자녀 사례가 드러날 때마다 여론 논란이 반복되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기업 오너 일가의 학력과 입학 과정의 불투명성이 곧 기업의 윤리 문제와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글로벌 경영 환경에서 도덕성과 신뢰가 강조되는 상황에서, 오너 일가의 학력 검증 문제는 기업 이미지와 사회적 신뢰에도 직결될 수 있다.

 

결국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브라운대 입학 의혹은 단순한 개인의 학력 문제가 아니라, 재계 2·3세 전반의 공정성과 사회적 책임이라는 과제와 맞닿아 있다. 한국 사회가 특권과 공정성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택할지, 그리고 기업 집단이 어떠한 자정 노력을 보여줄지가 앞으로의 관건이 될 것이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