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가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한다. 업계에 따르면 페라리는 효성의 자회사 FMK를 분할해 새 법인 ‘페라리코리아’를 설립하고, 이 회사의 지분 51%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번 합작을 통해 페라리는 수입과 유통을 직접 관리하는 체제로 전환하며, 효성은 딜러 파트너사로 판매망 운영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재조정했다.
그동안 효성은 2010년대 초부터 페라리의 국내 독점 수입권을 보유한 FMK를 통해 브랜드를 운영해왔다. 그러나 이번 합작으로 수입권이 페라리 본사로 이관되면서, 글로벌 본사가 국내 시장을 직접 관리하는 구조로 바뀌게 됐다. 업계에서는 “고급차 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와 고객 경험을 본사가 직접 통제하려는 전략적 결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페라리코리아 출범의 이면에는 FMK를 둘러싼 소비자 논란이 여전히 존재한다. 지난해 인도된 한 로마 스파이더 차량에서 판금 및 재도색 흔적이 발견됐다는 제보가 나오며 논란이 확산됐다. 피해자는 “수억 원대 차량을 신차로 구매했는데, 중고차 검사에서 사고차 판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 또한 “차량이 공장에서 출고된 이후 손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현행 자동차관리법 제8조의2는 제작사의 공장 출고 이후 고객 인도 이전에 발생한 하자에 대해 고지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FMK 측은 “수제 제조 과정 중 발생할 수 있는 경미한 흔적일 뿐”이라며 책임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는 현재 민형사 소송을 진행 중이며,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페라리코리아 출범 이후 브랜드 신뢰도 회복의 주요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