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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신경실조증으로 인한 어지럼증, 한방치료 방법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듯한 어지럼증, 혹은 갑자기 몸이 가벼워지며 눈앞이 아찔해지는 경험은 단순한 피로나 빈혈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런 증상이 반복된다면 ‘자율신경실조증(자율신경기능이상)’이 그 배경에 있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자율신경은 우리가 의식적으로 조절하지 않는 생명유지 시스템인 심장박동, 체온조절, 위장운동 등을 담당하는 핵심 신경망이다. 이 균형이 무너질 때, 우리 몸은 방향 감각과 평형을 잃고, 어지럼증·두통·가슴답답함·불면증·소화불량 등 다양한 신경과 증상을 드러낸다.

 

자율신경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구성된다. 교감신경은 긴장, 스트레스, 활동을 담당하며, 부교감신경은 휴식과 회복을 담당한다. 두 시스템이 균형을 이룰 때 인체는 안정된 상태를 유지한다. 그러나 현대 사회의 만성 스트레스, 불규칙한 수면, 카페인 과다섭취, 과로 등은 이 균형을 깨뜨린다.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항진되면 혈압과 맥박이 불안정해지고, 뇌혈류가 일시적으로 감소하면서 어지럼증이 발생한다. 반대로 부교감신경이 과하게 우세하면 혈압이 떨어지며, 갑작스런 기립 시 현기증이나 실신이 나타나기도 한다.

 

창원 휴한의원 김한나 원장은 “자율신경기능이상으로 인한 어지럼증은 단순히 귀의 전정기관 문제나 혈압 이상이 아닌, 뇌신경계 전체의 조절 불균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불안장애, 공황장애, 강박장애, 우울증 같은 신경정신질환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임상에서는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 중 약 30% 이상이 심리적 긴장과 불안이 원인으로 나타난다. 이때 두통, 편두통, 가슴두근거림 등이 함께 발생하며, 환자는 신체 전반의 이상을 느끼지만 검사에서는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자율신경실조증은 단독으로 존재하기보다 여러 신경정신과 질환과 얽혀 있다. 대표적으로 불면증, 두통, 불안장애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공황장애를 동반한 환자에서는 갑작스런 어지럼증과 함께 ‘죽을 것 같은’ 극심한 불안 발작이 발생하며, 강박장애 환자에게서는 특정 생각이 반복될 때 신체 긴장도가 높아져 어지럼이 심화된다.

 

자율신경은 위장운동을 조절하기 때문에 위장장애도 흔하다. 속이 더부룩하고 구역감이 지속되며, 때로는 장의 연동운동 저하로 인한 변비나 설사가 번갈아 나타난다. 또한 안구피로감이나 시야흐림, 목·어깨통증, 두피의 긴장감 등도 자율신경 불균형에서 비롯된다. 이때 어지럼증은 단순히 신체의 증상이 아니라, ‘정신적 과부하의 신체적 신호’로 해석해야 한다.

 

김한나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자율신경실조증을 기혈의 불균형, 간기울결, 심비허 등으로 해석한다. 간은 기의 순환을 주관하고, 비장은 기혈을 생성하며, 심장은 정신활동을 담당한다. 따라서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간의 기운이 울체되면 가슴이 답답하고, 한숨이 잦으며, 어지럼증과 두통이 함께 나타난다. 심비의 기운이 약하면 뇌에 충분한 혈류가 공급되지 않아 집중력 저하, 브레인포그(Brain Fog), 기억력 감퇴가 동반된다”고 전했다.

 

이어 “담음이라 불리는 체내 노폐물이 순환을 방해할 때도 어지럼증이 발생한다. 이는 현대의학적으로는 자율신경의 이상 반응으로 인한 순환장애나 신경전달물질 불균형에 해당한다. 결국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자율신경의 부조화를 전신의 불균형으로 보고, 뇌혈류 조절, 신경안정, 순환 개선을 중심으로 치료한다”고 전했다.

 

김한나 원장은 “자율신경기능이상 증상의 한의학적 치료는 약물치료, 침치료, 약침치료, 한방신경치료, 그리고 한약치료로 구성된다. 한약치료는 개인의 체질과 증상에 따라 맞춤 조제된다. 침치료는 자율신경을 직접 조절하는 효과가 있다. 약침치료와 한방물리치료는 근육긴장 완화와 혈류개선을 통해 목어깨통증, 두통, 가슴답답함, 불안감을 동시에 줄인다”고 전했다.

 

자율신경실조증으로 인한 어지럼증은 생활습관의 변화 없이는 쉽게 재발한다. 규칙적인 수면과 식사, 과로와 카페인, 알코올의 제한이 필수적이다. 꾸준한 유산소 운동은 교감·부교감신경의 균형을 잡는 데 효과적이며, 명상이나 복식호흡은 부교감신경 활성화를 통해 신경안정을 돕는다. 눈의 피로를 줄이고, 목과 어깨의 긴장을 풀어주는 스트레칭도 자율신경 안정에 기여한다.

 

김한나 원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증상을 억누르는 것’이 아닌 ‘신경의 균형을 회복하는 것’이다. 자율신경실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신체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인 뇌신경질환이다. 따라서 한의학적 치료는 단순히 어지럼증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동반된 신경정신과 질환까지 통합적으로 다루는 전인적 치료에 초점을 둔다”고 전했다.

 

이어 “한의학은 이 복잡한 퍼즐을 전체적으로 바라보며, 신체의 균형과 정신의 안정을 동시에 회복시키는 치료를 제시한다. 어지럼증이라는 작은 증상 뒤에는 ‘몸이 보내는 구조적 신호’가 있다. 그 신호를 제대로 해석하고, 근본적인 회복을 돕는 것이 바로 한방치료의 역할이다. 이제 더 이상 어지럼증을 단순한 피로의 결과로 넘기지 말자. 몸이 보내는 작은 경고를 귀 기울여 듣는 순간, 우리는 다시금 중심을 되찾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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