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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률 진에어 대표, ‘존중받는 항공사’로 거듭난다더니 공염불에 그칠까?… 또 기내식 위생불량

 

“임직원과 함께 성공적 통합에 역량을 집중해, 사랑과 존중받는 항공사로 거듭나겠다.” 지난 1월, 창립 17주년 기념식에서 박병률 진에어 대표이사가 밝힌 다짐이다. 그러나 불과 몇 달 뒤, 진에어는 또 다시 기내식 위생 논란에 휩싸였다. 박병률 대표가 내세운 ‘존중받는 항공사’라는 비전은 현실과 맞닿지 못한 채 공염불로 돌아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영진의 약속과 달리 내부 현장은 개선보다는 피로가 쌓여가고, 위생과 안전관리의 허점은 여전히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진에어 타실 때 식사 주문하지 마세요”라는 제목의 폭로 글이 올라왔다. 진에어 직원임을 인증한 작성자는 “오븐 안이 소스 범벅으로 지저분한 상태에서 손님이 주문한 식사를 데워 제공한다”며 “회사에 청소를 요청해도 개선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건강을 중요시한다면 진에어를 타지 말고, 부득이하게 타더라도 식사는 주문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진에어 측은 “문제가 된 오븐랙은 국제선 승객용이 아닌 국내선 승무원용”이라며 “국내선은 운항 간격이 짧고 연결편이 많아 오븐 교체가 지연되는 경우가 있다”고 해명했다. 또 “국제선은 미리 조리된 기내식을 외부에서 가져와 제공하기 때문에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다만 회사는 “승무원용 오븐의 위생 관리 절차를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같은 해명은 자칫 ‘승무원용은 위생이 다소 떨어져도 괜찮다’는 식의 인식을 드러낸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같은 항공기 안에서 일하는 구성원의 식사조차 이런 수준으로 관리된다면, ‘존중받는 항공사’라는 말은 신뢰를 얻기 어렵다.

 

지난 6월에는 승무원용 식사에서 곰팡이가 핀 빵이 발견됐고, 8월에는 애벌레가 섞인 크루밀이 제공됐다는 제보가 있었다. 진에어는 매번 “당사 식단으로 단정할 수 없다”거나 “공급업체와 협력해 개선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지만, 근본적인 재발 방지책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위생 문제는 단발적 사고가 아니라 관리 시스템의 고질적 허점이 드러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병률 대표는 대한항공 출신으로, 한진그룹 내 ‘정비·운항 안전통합’의 상징적 인물로 꼽힌다. 그는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 통합 이후 초대 통합 LCC 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될 만큼 ‘안전 경영’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반복되는 위생 논란은 진에어가 여전히 ‘저비용 구조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순한 기내식 문제를 넘어 ‘승무원 과로’, ‘조종사 부족’, ‘정비 인력 효율화’로 이어지는 내부 피로 누적의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박병률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 지금, 진에어가 이번 위기를 자성의 기회로 바꿀 수 있을지가 향후 통합 LCC 체제의 신뢰 회복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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