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의 일종인 콜린(choline)이 부족하면 두뇌 발달이 지연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일리노이대학 라이언 딜거 교수팀이 임신한 암퇘지에게 콜린이 부족한 사료를 제공했더니 돼지 젖의 성분이 크게 바뀐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는 ‘영양학 저널(The Journal of Nutrition)’ 최근호에 소개됐다.
연구팀은 임신한 어미 돼지에게 콜린 부족 또는 콜린 결핍 사료를 제공했다. 새끼를 낳은 지 0일(초유), 7∼9일(성숙한 돈유), 17∼19일(젖떼기 전) 후에 얻은 어미젖의 콜린 대사산물·지방산·아미노산 농도를 분석했다. 어미의 젖에서 콜린과 베타인(콜린의 산화물) 함량이 계속 감소했다. 반대로 젖의 지방산·아미노산 함량은 출산 후 19일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이에 앞서 연구팀은 임신한 돼지에게 콜린을 충분하게 또는 부족하게 공급했을 때 새끼 돼지의 두뇌 발달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연구했다. 연구팀은 새끼 돼지가 출생 후 콜린을 얼마나 섭취했느냐 보다 어미가 임신 도중 콜린을 어느 정도 섭취했느냐가 새끼의 두뇌 발달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사람의 경우에도 가임기 여성은 식사를 통해 콜린을 충분히 섭취할 필요가 있다”며 “여러 나라에서 임신 중 엽산 보충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콜린에 대해선 추가 제공 프로그램이 없다”고 지적했다.
콜린은 엽산과 매우 유사한 물질이다. 둘 다 초기 두뇌 발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양소지만 콜린이 상대적으로 홀대 받고 있는 셈이다. 콜린은 엽산처럼 비타민B군의 일종이다. 콜린은 엽산의 여러 역할을 대신하므로 콜린을 섭취하면 엽산 결핍에 따른 부작용을 예방·완화할 수 있다. 신경관 결손 등 기형 예방엔 엽산보다 콜린이 더 효과적이다.
한편, 콜린은 계란·우유·닭고기·생선·소고기 간·콩·곡물 등의 섭취를 통해 보충할 수 있다. 충분한 콜린 보충을 위해선 하루에 계란 노른자 3개를 섭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