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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현대엔지니어링, 천안아산역 현장서 또 사망사고…주우정 대표 ‘중대재해 책임론’ 부상

“유사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습니다.”

 

지난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 고개를 숙이며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그 다짐은 2주도 지나지 않아 무너졌다. 다시 한 명의 노동자가 숨졌다.

 

이번엔 충남 아산이었다. 바람이 시속 70km에 달하던 날, 고공 외벽작업을 강행한 결과였다. 그렇게 지난 한 달 새 현대엔지니어링 현장에서만 세 차례, 여섯 명을 잃었다.

 

고개를 숙이는 일이 이젠 일상이 됐다. 안성 교량 붕괴사고 당시,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자 주 대표는 카메라 앞에 서서 사죄했다. 부상자 가족의 생계비 지원, 민가 보상, 재발 방지책 마련까지 줄줄이 내놨다. 하지만 정작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DR 거더 고정장치에 대한 질문엔 “조사 중이라 말하기 어렵다”며 답을 피했다. 그로부터 불과 2주 뒤, 평택에서, 그리고 다시 아산에서 또 사람이 죽었다.

 

단지 불운의 연속일까. 아니다. 현장은 이미 경고하고 있었다. 강풍 특보가 내려졌고, 순간풍속은 고공 작업 금지 기준을 훨씬 웃돌았다. 업계 기준은 시속 36km(10m/s), 하지만 이날은 그 두 배에 달하는 바람이 불고 있었다.

 

그럼에도 외벽 달비계를 타고 50대 근로자가 마감작업에 투입됐다. 추락방지장치는 작동했지만, 결국 구조가 늦어 사망에 이르렀다. 고공에 1시간 매달려 있었다는 건 구조 체계 자체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고용노동부는 결국 칼을 뽑았다. 현대엔지니어링 본사와 전국 25개 공사현장을 대상으로 산업안전보건 기획감독에 착수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한 수사도 병행 중이다. 본사가 책임을 회피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로 접근하겠다는 신호다.

 

이번 사고들이 특히 뼈아픈 건,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영 구조 변화와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주우정 대표는 현대차그룹의 대표적인 ‘재무통’ 인사다. 기아차 CFO 출신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의 실적과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특명 아래 작년 말 수장 자리에 올랐다.

 

실제로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차그룹에 편입된 2011년 이후, 비(非) 기술 전문가, 그것도 재무 라인 출신 인사가 CEO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CEO들은 모두 토목 또는 화공플랜트 전문가들이었다. 그룹사 편입 전인 2009년 선임된 김동욱 사장은 토목 전문가였고, 이후 김위철·성상록·김창학·홍현성 사장도 모두 화공플랜트 사업본부장을 거친 화공 전문 CEO였다. 기술과 현장을 아는 이들이었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현장보다는 수치, 기술보다는 수익을 강조하는 재무 라인이 현대엔지니어링의 운전대를 잡았다. 그리고 불과 석 달 만에, 연이은 사망사고로 그 방향성에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현장에선 원가 절감이 반복적으로 강조됐고, 기술이나 안전 부문의 역량 집중도가 떨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일정 압박, 안전비용 축소, 고공작업 강행… 종합해보면 이번 사고는 단순한 ‘변수’가 아니라 경영방식의 ‘결과’일 수 있다.

 

사망사고와 압수수색, 공사중단, 재시공 가능성, 이미지 실추. IPO를 추진 중인 현대엔지니어링으로선 어느 하나 치명적이지 않은 악재가 없다. 그 사이 고개를 숙인 대표는 많아졌지만, 그가 꿈꾼 청사진은 아직 펼쳐지지 못했다.

 

사람이 계속 죽는 회사, IPO는 가능한가. 주 대표에게 필요한 건 더 정교한 수익성 방정식이 아니라, 더 강력한 생명 방정식이다. 회계는 숫자를 살피지만, 경영은 생명을 살핀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지금 필요한 건 실적이 아니라 ‘신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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