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집으려 팔을 들 때마다 어깨가 찌릿하고, 밤에도 통증이 심해져 잠을 설치는 일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근육통이 아닌 ‘오십견’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오십견은 어깨 관절을 감싸고 있는 얇은 막에 염증이 생기면서 관절이 굳는 질환이다. 정식 명칭은 ‘유착성 관절낭염’으로, 흔히 ‘동결견’이라고도 불린다. 대개 50대 이후에서 주로 나타나지만 최근에는 30~40대에서도 환자 수가 늘고 있어 연령과 관계없이 주의가 요구된다.

오십견의 특징은 어깨 관절의 움직임이 전반적으로 제한된다는 점이다. 특히 팔을 들어 올리거나 뒤로 돌리는 동작에서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고 관절이 뻣뻣해지면서 일상생활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초기에는 통증이 서서히 시작되지만 점차 악화되면서 어깨를 움직이는 범위가 눈에 띄게 줄어든다.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세수나 머리를 감는 기본적인 동작조차 고통스러워진다. 야간통 또한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다. 밤마다 통증이 심해져 수면이 방해 받는 일이 반복되면 일상 생활 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다행히 오십견은 증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 단계라면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도 회복이 가능하다. 지속적인 스트레칭을 통해 강직된 관절을 풀어주는 것이 치료의 관건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염증으로 인한 통증으로 인해 스트레칭 운동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럴 때 병원치료를 통해 통증 및 염증 조절을 할 수 있는데 그 대표적인 치료법 중 하나가 체외충격파 치료다. 통증 부위에 고에너지 음파를 가해 염증을 줄이고 조직 재생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비교적 간단한 시술임에도 통증 완화와 회복 효과가 높아 초기 환자에게 효과적으로 적용된다. 이러한 체외 충격파 치료와 함께 약물 치료 및 주사 치료를 통해 염증과 통증을 조절하면서 지속적인 스트레칭 운동을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도수운동 치료도 통증을 조절하면서 어깨 운동 범위를 회복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전문가의 손을 통해 굳은 관절과 근육을 풀어주는 도수치료는 재발 방지에도 유효하며 꾸준히 시행할수록 치료 효과가 높아진다.

하지만 어깨의 유착이 심하거나 비수술 치료로도 호전이 없는 경우라면 관절내시경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관절내시경 수술은 5mm 이하의 초소형 카메라가 달린 내시경을 관절 속에 삽입해 병변을 직접 확인하고 치료하는 방식이다. 관절 내부를 모니터로 보면서 염증 부위나 유착된 조직을 정밀하게 제거할 수 있어 정확도가 높다. 피부 절개가 작아 회복이 빠르고 고령자나 전신 질환자에게도 부담이 적어 안전하게 적용 가능하다.

이 질환은 통증과 운동 기능 저하가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단순한 피로감으로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어깨 관절이 굳어 움직임이 거의 불가능해질 수 있으며 회복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따라서 어깨가 뻣뻣하거나 통증이 반복된다면 조기에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평택 서울대본병원 정형외과 장영훈 원장은 “오십견은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 질환은 아니며, 환자의 증상 정도와 상태에 따라 단계적인 치료 접근이 필요하다. 증상이 경미한 경우엔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도 회복이 가능하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회복까지 긴 시간이 소요되거나 수술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장 원장은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정형외과 전공의 전임의를 수료하고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임상강사로서 근무한 이후 의정부을지대병원에서 견관절 전문 교수로서 임상경험과 연구 경험을 쌓았다. 어깨 질환에 특화된 관절내시경 수술만 1,500례 이상 집도한 그는 임상과 수술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