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08 (금)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핫이슈

LX하우시스, 미국 실리카 소송 확산 속 보험사와도 법적 분쟁…산업안전·법적 리스크 이중 압박

미국서 5조원대 실리카 집단소송 직면한 LX하우시스, 보험사도 방어 거부 소송 제기

 

LX하우시스가 미국 내 실리카 분진 노출 관련 집단소송에 연루된 가운데, 자사 보험사로부터도 소송을 당하며 법적 리스크가 복잡하게 얽히고 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민사 책임 문제를 넘어, 산업안전 책임과 글로벌 사업 전개 시 보험 리스크 관리의 허점을 동시에 드러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2025년 8월 5일(현지시간), 리버티뮤추얼화재보험사와 리버티보험사는 캘리포니아 중부지방법원에 LX하우시스 아메리카를 상대로 보험금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2009년부터 2017년까지 LX하우시스에 발행된 상업 일반 책임(CGL) 및 우산 보험(Umbrella Policy)에 명시된 면책 조항을 근거로, 현재 진행 중인 100건 이상의 실리카 관련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방어하거나 보상할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송의 핵심은 보험계약상 포함된 ‘실리카 및 오염물질 관련 손해 면책’ 조항이다. 보험사 측은 관련 약관에서 실리카로 인한 손해에 대해 발생 원인, 경로, 제품 여부를 불문하고 일체의 손해배상 책임이 면책된다고 명시돼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부분의 보험 계약에 포함된 오염물질 면책 조항도 인용하며, 실리카는 보험 약관상 명시된 ‘오염원(pollutants)’에 포함된다는 입장이다.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은 미국 내 노동자들이 LX하우시스 제품 가공 과정에서 장기간 실리카 분진에 노출돼 규폐증(silicosis) 등 폐 질환을 앓게 되었다고 주장하며 제기한 것이다. 이들은 기업이 작업자에 대한 적절한 보호 조치나 경고 없이 제품을 판매하고 작업 환경을 조성했다는 점을 근거로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관련 소송은 현대L&C, 롯데케미칼 등 다른 국내외 건자재 기업들도 함께 연루된 상태이며, 총 청구액은 약 5조2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LX하우시스는 해당 손해배상 소송의 방어 및 보상을 보험사에 요구하고 있으나, 보험사 측은 면책 조항을 근거로 방어 책임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실제로 리버티뮤추얼은 2024년 11월 8일자 공문에서 1차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한 바 있으며, 2025년 3월에는 보완 통보를 통해 재차 거절 의사를 밝혔다. 이후에도 양측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고, 결국 소송으로 이어지게 됐다.

 

이번 보험사 소송은 LX하우시스가 미국 내에서 마주한 본안 소송과 별개로 제기된 것으로, 기업 입장에서는 실리카 소송과 보험금 면책 소송이라는 이중 법적 리스크에 직면하게 됐다. 보험금 분쟁은 통상 피해자 청구 이후 보험사가 피보험자 방어에 나서는 구조이지만, 미국에서는 보험사가 선제적으로 면책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로 인해 LX하우시스는 소송 대응 외에도 보험 리스크 관리 전략 재정비가 필요한 상황에 놓였다.

 

한편, 미국에서 실리카 소송 관련 기업 책임이 인정된 전례도 존재한다. 2024년에는 이스라엘 인조석 제조업체 시저스톤(Caesarstone)이 약 7900만 달러(약 1000억원)의 배상 책임을 지는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법조계는 이 판결이 향후 실리카 관련 대규모 손해배상 청구에서 기업 책임의 기준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LX하우시스는 미국 시장에서 사업 비중을 점차 확대해 왔으며, 2024년 기준 전체 건자재 부문 매출의 약 19%에 해당하는 4867억원을 미국 시장에서 기록했다. 그러나 실리카 소송이 본격화되고, 보험사까지 방어 책임을 부인하는 상황이 맞물리면서 미국 내 사업 운영에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번 사안은 글로벌 제조 기업이 직면할 수 있는 산업재해 리스크와 보험계약의 실질적 보장 범위 문제를 함께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미국 현지 법률체계의 특성과 높은 소송 리스크를 고려할 때, 기업의 전사적 리스크 대응 체계 강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배너
배너

포토이슈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