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27 (수)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더바이오메드, 왜 조호걸의 주차장을 사야 했나?…회계감사도 ‘비경상적 거래’로 지적

3년 연속 대규모 순손실과 자본잠식률 80%대 ..146억 원 규모 ‘수아주 주차장’ 매입
유상증자 → 회사 자금 → 조호걸 측 부동산 매입으로 이어진 ‘자금 순환 고리'

 

 

코스닥 상장사 더바이오메드가 지난 3년간 심각한 재무 악화를 겪고 있다. 2023년 258억 원, 2024년 281억 원의 연간 순손실에 이어, 2025년 1분기에도 26억 7,900만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025년 반기 매출은 18억 원으로 전년 동기(47억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금융비용은 같은 기간 12억 원에서 26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자본잠식률은 82.8%에 달해, 올해 안에 회복하지 못할 경우 상장폐지 위기에도 직면할 수 있다.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회사는 감사의견 ‘한정’을 피하지 못했다.

 

이처럼 회생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더바이오메드가 추진한 한 건의 부동산 매입은 투자자들의 깊은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2025년 1월, 더바이오메드는 서울 송파구 거여동에 위치한 수아주주차장을 146억 8,000만 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는데, 해당 부동산의 양도인은 조호걸 씨가 실질적으로 소유한 비상장사 ‘제이앤엘피’였다. 조 씨는 과거 다수 상장사의 전환사채 발행, 유상증자, 경영권 분쟁에 관여한 이력이 있는 기업사냥꾼으로 알려져 있다.

 

이 거래가 문제가 된 핵심은 ‘비정상적 자금 순환 구조’ 때문이다. 2024년 12월 말, 더바이오메드의 유상증자 100억 원을 납입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선 주체는 ‘제이앤스타조합’이다. 제이앤스타조합은 2023년 7월 설립된 신설 조합으로, 정민영 더바이오메드 당시 대표가 최다출자자였던 곳이다.

 

공시에 따르면 이 조합의 출자금 100억 원은 조호걸 씨가 대표로 있는 제이앤엘피가 간접적으로 제공한 자금이었다. 즉, 조 씨는 자금을 빌려주고, 조합은 유상증자에 참여해 더바이오메드의 최대주주가 됐으며, 이후 더바이오드는 같은 돈으로 조 씨가 실질 지배하는 부동산을 되사준 셈이다.

 

자금의 흐름은 조호걸 → 제이앤스타조합 → 더바이오메드 유상증자 → 조호걸 측 부동산 매입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실제로 유상증자 직후 회사는 부동산 매입 계약을 체결했고, 한 달도 되지 않아 계약금과 중도금 명목으로 81억 8,000만 원을 선지급했다.

 

외부 감사기관인 이촌회계법인도 이 과정을 문제 삼았다. 더바이오메드의 2024년도 감사보고서는 해당 거래를 '비경상적 거래'로 분류하며, 자금 출처와 자산 취득 경위에 대한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제이앤스타조합의 지분 100%는 조호걸 씨 외 채권자들에게 담보로 제공됐으며, 이들은 더바이오메드 보통주 50%에 대해 주당 1,378원으로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까지 보유하고 있다. 조호걸 씨는 돈을 빌려주고, 자산을 팔고, 콜옵션과 담보까지 확보한 것이다.

 

해당 주차장은 조 씨가 2023년 약 120억 원에 매입한 것으로 보이며, 불과 2년 만에 약 27억 원의 프리미엄이 붙은 146억 8,000만 원에 매각하려는 구조다. 하지만 더바이오메드는 이 거래를 “모빌리티 타워 사업”의 일환이라며 해명했을 뿐, 구체적인 수익 모델이나 사업 계획은 제시하지 못했다.

 

그 사이 본업인 체외진단 관련 연구개발비는 매출 대비 2023년 75%에서 2025년 1분기 26%까지 급감한 상황이다. 주주들이 “체외진단 전문 기업이 왜 고가에 조호걸 씨의 주차장을 사야 했느냐”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실적도 없는 상태에서 고금리 차입 유동성을 특정 인물의 부동산 매입에 썼고, 자금의 순환 정황까지 있다”며 “상장사의 공시 신뢰성과 경영 투명성, 나아가 윤리성까지 다시 도마에 오른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이 거래는 단순한 부동산 취득이 아니라, 유상증자를 매개로 자금이 특정 외부 자산으로 전환된 구조로 해석된다. 이해관계자 간 교차 금융과 자산 이전이 복잡하게 얽힌 이번 사안은, 상장사의 경영 판단이 투자자 이익과 얼마나 일치했는지에 대해 냉정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시사하고 있다.
 

배너
배너

포토이슈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