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의 하늘은 유난히 높고 푸르다.
바람이 선선해지고, 거리엔 어느덧 가을이 찾아왔음을 알리는 낙엽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매년 평범하게 맞이하는 이 계절 속에서,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날을 종종 잊고 지나치곤 한다.
바로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 기념일이다.
1950년 9월 15일, 유엔군과 국군은 맥아더 장군의 지휘 아래 인천에 대규모 상륙작전을 실시했다.
당시 상황은 매우 절박했다.
북한군은 6월 25일 남침 이후 불과 사흘 만에 서울을 점령했고,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국토 대부분이 적의 손에 넘어간, 이러한 상황에서 인천상륙작전은 단순한 전투 이상의 의미를 지닌 군사적, 전략적 대전환이었다.
인천상륙작전은 군사 전략 측면에서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사례다. 인천항은 항에 이르는 수로가 협소하여 함정의 진입이 불가능하고 조수 간만의 차가 크기에, 상륙작전에는 매우 불리한 조건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이러한 예상 밖의 장소를 택함으로써 적의 허를 찌를 수 있었고, 위기를 기회로 바꾼작전은 대성공으로 이어졌다.
이는 전쟁의 판세를 일시에 뒤바꾼 결정적인 계기로, 오늘날까지도 가장 성공적인 군사작전의 하나로 전쟁사에 기록되고 있다.
그러나 승리의 이면에는 수많은 이들의 피와 땀이 있었다.
75년 전, 수많은 유엔군과 국군의 희생과 헌신이 지금의 대한민국의 단단한 초석이 되었다.
전장을 누빈 이들의 용기와 헌신이 있었기에 우리는 지금, 평범한 가을의 일상을 누리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너무나 당연하게 자유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그 자유는 결코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9월 15일을 지금 누리는 평화가 얼마나 큰 희생 위에 세워진 것인지를 되새기는 날이어야 한다.
다가오는 9월 15일, 하루쯤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생각해 본다.
우리가 지금 누리는 이 자유와 평화는 과연 어디에서 왔는가.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이 날을 기억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해야 할 최소한의 예의이자, 미래를 위한 책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