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범죄 사건은 유사한 혐의로 기소되더라도 재판에서 선고되는 형량이 제각각인 경우가 많다. 이는 범행의 구체적 정황과 피고인의 태도, 피해자의 피해 정도 등 다양한 요소가 양형 판단에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과 형법은 강제추행, 준강간, 통신매체이용음란 등 여러 유형의 범죄를 규정하고 있는데, 각 범죄의 구성 요건과 사회적 비난 가능성에 따라 재판부의 평가가 달라진다.
법무법인(유한) 안팍 안주영 변호사는 “우선 재판부가 가장 먼저 보는 것은 범행의 고의성과 계획성이다. 피해자를 미리 특정하고 접근해 범행을 저질렀는지, 약물을 사용하거나 흉기를 이용하는 등 치밀하게 준비했는지가 양형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범행 수단이 계획적일수록 사회적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해 더 무거운 형이 선고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피해자의 신체•정신적 피해와 2차 피해 발생 여부, 그리고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도 형량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특히 디지털 환경에서의 범행은 촬영물의 유포 가능성이 높아 장기간 피해가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엄중히 다뤄진다”고 전했다.
안주영 변호사는 “피고인의 전과 여부와 재범 가능성도 중요한 변수다. 과거에 동종 전과가 있거나 누범 기간 중 다시 범행을 저지른 경우에는 실형 가능성이 높다. 피해자의 연령이 미성년자인지, 피고인과의 관계가 신뢰를 전제로 한 것이었는지 등도 사회적 비난 가능성을 가중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의 태도 역시 결과에 큰 영향을 준다. 초기에 증거를 인멸하거나 거짓 진술을 시도하면 불리하게 작용하며, 반대로 진심 어린 반성과 피해 회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면 일부 참작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성범죄는 범행의 세부 정황과 증거 확보 상황에 따라 같은 혐의라 하더라도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사건 초기부터 변호사와 함께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고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혼자 해결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신속히 전문가와 상담해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