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에 접수되는 이혼 사건 중 상당수가 재산분할을 둘러싼 분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마다 이혼 사유는 다르지만, 실제 법정에서는 이혼 이후 어떻게 홀로 설 것인가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큰 쟁점으로 떠오른다.
법조계에 따르면 재산분할 절차는 단순히 부부 명의로 된 재산을 나누는 차원을 넘어, 혼인 중 형성된 재산의 기여도와 특유재산 여부, 유책 사유와 자녀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된다. 전업주부의 경우에도 장기간의 가사노동과 자녀 양육이 공동재산 형성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인정하는 판례가 꾸준히 축적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중장년층이나 노년층의 황혼이혼이 증가하는 추세다. 자녀가 이미 독립한 경우가 많아, 부부의 재산 분할이 곧 노후 생활을 좌우하는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다. 국민연금, 부동산, 금융재산 등 생활 기반이 갈라지기 때문에 분쟁의 강도가 더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황혼이혼의 경우 재산분할 결과에 따라 은퇴 이후 삶이 달라질 수 있어 전략적 접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한편, 이혼 소송에서 부정행위가 확인될 경우 병행되는 상간소송도 늘고 있다. 배우자의 외도 상대방을 상대로 정신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절차로, 위자료 청구뿐 아니라 재산분할 협의에도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다. 법원은 배우자의 책임뿐 아니라 제3자의 행위도 혼인 파탄의 중요한 요인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천안 법무법인 프런티어 유성아 이혼전문변호사는 “재산분할은 단순 계산이 아니라 전략이 필요한 절차이며, 특히 상간소송이 병행될 경우 전체 소송 구조가 복잡해질 수 있다. 특유재산 여부, 기여도, 유책사유를 면밀히 정리하고 초기 단계에서 전문적인 조력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혼 사건은 각 가정의 사정에 따라 달라지지만, 법원은 점차 가사노동과 장기간 기여도를 폭넓게 인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에 따라 이혼을 고민하는 당사자가 홀로 판단하기보다 초기부터 법률 상담을 통해 전략을 마련해야 불리한 결과를 피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