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14 (화)

  • 흐림동두천 15.1℃
  • 흐림강릉 15.7℃
  • 흐림서울 16.5℃
  • 흐림대전 19.4℃
  • 흐림대구 19.1℃
  • 흐림울산 19.5℃
  • 흐림광주 22.1℃
  • 흐림부산 21.7℃
  • 구름많음고창 23.2℃
  • 맑음제주 26.3℃
  • 흐림강화 15.4℃
  • 흐림보은 18.0℃
  • 구름많음금산 19.7℃
  • 흐림강진군 23.0℃
  • 흐림경주시 18.6℃
  • 흐림거제 21.8℃
기상청 제공

핫이슈

[2025 국감] 대한제분 , 곰표맥주 합의 약속 뒤집어 '소송' …세븐브로이 몰락, 대기업의 ‘이중 행보’ 도마에

서왕진 의원 “합의 약속하고 되레 소송”…세븐브로이 상장폐지·법정관리 돌입

 

‘곰표 밀맥주’로 수제맥주 시장의 신화를 썼던 세븐브로이가 결국 상장폐지 수순을 밟는 가운데,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이 사태의 책임을 둘러싸고 대한제분을 향한 질타가 다시 불붙었다. 지난해 “원만히 합의하겠다”던 국감장 발언이 사실상 뒤집히며, 대기업의 ‘약속 불이행’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1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국혁신당 서왕진 의원은 대한제분 오너 이건영 회장의 증인 출석을 재요청하며 “지난해 국감에서 대한제분 송인석 대표가 ‘세븐브로이와 원만히 합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후 오히려 중소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며 “국감장의 약속이 정반대로 뒤집혔다”고 비판했다.

 

서 의원은 “이건영 회장이 직접 책임을 밝혀야 한다”며 “뚜렷한 이유 없이 증인 채택이 불발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대한제분 법률대리인으로 윤석열 정부 전 공직기강비서관이 참여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도 있다”며 “위원장은 이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철규 산자위원장은 “소송 중인 사안은 증인 채택을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위원장 개인이 특정 기업을 비호한다는 주장은 유감스럽다”고 선을 그었다.

 

‘곰표 밀맥주’는 2020년 대한제분과 세븐브로이가 협업해 만든 제품으로, 출시 직후 품절 대란을 일으키며 누적 6000만 캔이 판매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로써 세븐브로이는 ‘K-수제맥주’의 대표 주자로 성장했고, 2021년에는 첫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2023년 계약이 종료되자 상황은 급변했다. 대한제분이 새 파트너로 제주맥주를 택해 유사 디자인의 ‘곰표맥주 시즌2’를 내놓으면서 세븐브로이와의 관계는 완전히 틀어졌다. 세븐브로이는 “대한제분이 자사 기술과 마케팅 성과를 동의 없이 활용했다”며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및 거래상 지위 남용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계약 해지 후 재고 277만 캔(약 2,240톤)을 강제 폐기하게 한 것은 “사실상 중소기업에 대한 압박”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대한제분은 “상표권 라이선스 계약이 종료된 것일 뿐”이라며 “세븐브로이로부터 기술자료를 받은 사실도 없다. 수출용 필수 서류를 전달받았을 뿐 레시피라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한때 ‘곰표 신화’의 주인공이었던 세븐브로이는 올해 6월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고, 8월에는 코넥스 상장공시위원회로부터 상장폐지 결정을 통보받았다. 이의신청 기한은 9월 11일까지였지만 회생 가능성은 낮게 점쳐지고 있다. 상장 이후 불과 1년 7개월 만의 추락이다. 2024년 기준 세븐브로이의 매출은 84억 원(-32.3%)으로 줄었고, 영업손실은 91억 원에 달했다. ‘곰표 밀맥주’ 계약 해지 이후 자사 브랜드로의 전환을 시도했지만 유통망과 인지도에서 대한제분의 브랜드 파워를 따라가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브랜드를 쥔 대기업과 기술을 쥔 스타트업의 협업 구조가 불평등하게 작동한 결과로 본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브랜드에 기대 급성장한 스타트업이 상표권 한 줄 조항 때문에 모든 성과를 잃는 구조”라며 “‘곰표맥주’ 사태는 한국식 협업의 불균형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고 말했다.

 

서왕진 의원은 “대기업이 국회에서 한 약속을 뒤집는다면 국정감사와 상임위의 존재 의미가 흔들린다”며 “중소기업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소송으로 몰아붙인다면 이는 단순한 분쟁이 아니라 공공 신뢰의 훼손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한제분은 “법적 분쟁 중인 사안이므로 언급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