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농업용수 관리의 핵심 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가 최근 10년간 하수처리수나 빗물을 농업용수로 재이용한 실적이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물 재이용’이 세계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주무 기관이 사실상 손을 놓고 있어 국민의 먹거리 안보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조경태 의원(국민의힘, 부산 사하을)이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 10년간 물 재이용 실적이 ‘전무’하다고 답변했다.
이는 생활 폐수의 90%를 농업용수로 재활용하는 이스라엘, 국가 물 수요의 30%를 하수 재이용수 ‘뉴워터(NEWater)’로 충당하는 싱가포르 등 세계적 추세에 역행하는 충격적인 현실이다.
농어촌공사의 무관심은 국가 전체의 농업용수 재이용률 저조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체 하수처리수 재이용률(15.6%) 중 농업용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1.9%에 불과한 실정이다.
공사의 최근 3년간 업무보고 자료에서도 ‘물 재이용’ 관련 정책이나 구체적인 계획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대해 조경태 의원은 “기후위기가 당장 농민들의 생계와 국민 밥상 물가를 위협하는 ‘민생 문제’가 되었음에도, 주무 기관인 농어촌공사가 10년간 아무런 실적이 없다는 것은 명백한 안일함의 극치”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조 의원은 이어 “제2의 강릉 물 부족 사태를 막고 안정적인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말로만 외치는 스마트 물관리가 아닌 실질적인 ‘대체 수자원 확보 로드맵’을 즉각 수립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하며, “이번 국정감사에서 농식품부와 농어촌공사의 책임 있는 자세와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관철시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