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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양돈업의 조속한 회복을 위하여

주한수 교수(미네소타 주립대 수의과대학)

얼마 전 서울에서 식사를 하던 중 지금 내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삼겹살을 먹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불과 3-4 개월 만에 우리나라 전체 돼지의 1/3을 구제역 바이러스 때문에 잃었으니 말이다. 원인이야 나중에 따지더라도 우리나라 양돈산업을 하루빨리 재건해야 된다는 마음이 무엇보다 앞선다. 필자는 지난 40여 년간 돼지 질병과 생산에 관한 연구를 하고 가르친 경험을 토대로 우리나라 양돈산업의 조속한 회복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뜻에서 이 글을 쓴다.

지난 수개월 동안 우리나라 전국민의 엄청난 노력과 과감한 살처분 법으로도 바이러스의 전파를 막지 못하고 결국 외국에서 수입한 백신의 사용에 의존하게 되었다. 앞으로 장기적인 백신의 사용이 예상되며, 청정국으로 회복되기 위해서는 일단massive vaccination법을 이용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국내 백신의 개발 및 이용이 요구된다.

국내 백신을 개발해야 하는 이유는 바이러스의 특성상 국내 감염 되고 있는 항원을 사용해야 최대한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 이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7개의 혈청형으로 나누지만 최대 61종까지 항원형으로 분류가 되기 때문에 동일한 항원형이 함유된 백신을 사용해야 한다. 유전자 분석에 의한 바이러스 비교도 가능 하겠지만 이는 항원형과는 무관 할 수도 있다.

수입된 백신은 우리가 필요한 항원형이 포함되고 높은 항체를 생성해야 함과 동시에 직접 돼지 생체 실험에 의해서 실질적인 방어 효과가 증명 될 수 있어야만 한다. 직접 돼지에서의 국내 바이러스 감염 에 대한 방어 효력이 증명 된다면 농가에서 믿고 사용 할 수 있으리라 본다.

실제 구제역에 관한 많은 논문들이 있지만 국내 바이러스를 이용한 연구는 이루어 지지 않았다. 다만 임상적으로 감염 농가에서의 돼지 폐사는 포유자돈 특히 1주령 이내의 자돈에서 높은 폐사율을 보였으며 이유자돈 이후부터는 대부분 빠른 회복을 보였음이 보고 되었다. 어쨌든 국내 바이러스의 돼지에 대한 정확한 병원성 조사, 각종 장기 내 바이러스의 증식, 배설 및 잠복 감염 능력 조사, 국내 유통 소독제에 대한 돈사 내외 소독 효능 검증, 수송차량 소독방법 확립, 바이러스의 각종 상항에서의 생존 능력 조사, 농장 내 바이러스 감염을 조사하기 위한 간편한 재료 체취 및 검사방법, 감염 농가에서 백신접종으로 인한 바이러스 소멸 상태 조사 등 현장에서 생산에 실질적으로 응용 될 수 있는 각종연구를 우선적으로 실시해야 될 줄 믿는다.

이들 각종 연구 활동을 총괄해서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기 위해서는 하나의 통일된 기관, 예를 들면 “구제역 연구소” 같은 것의 설립이 요망되며 이 연구소에서 백신의 개발 및 생산, 양돈 생산과 직접적으로 관계되는 연구, 이들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한 정책 설립 반영 및 축산 관계자 들의 교육사업 등이 이루어 져야 된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최근에 구제역 바이러스로 인한 피해국으로서 앞으로 잘 발전시켜 세계에서 최고로 유명한 연구 기관으로 서의 발족이 기대 된다.

혹자는 앞으로 우리나라가 다시 청정국이 된다는 가정하에 이와 같은 기관의 발족 및 국내 백신 개발의 필요성에 의문을 표시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필자가 보는 견지로는 우리나라는 청정 때 까지 장기간의 백신 사용이 불가피 하며 일단 청정 후 에도 재감염의 기회가 높다고 보기에 지속적인 백신의 개발 및 생산에 집중 해야 한다고 본다.

우선 지난 10여 년 동안 우리나라에 발생된 구제역 바이러스의 유입된 원인을 살펴보자. 크게 나누어 대략 다섯 가지 원인을 들 수 있다. 1) 해외 여행자의 구제역 발생 국의 농장 방문 및 휴대 축산물에 의한 전파, 2) 축산물의 밀거래, 3) 공기 또는 황사를 통한 전파, 4) 휴전선 지대의 야생동물, 및 5) 바이오테러리즘(Bioterrorism) 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들 중 어느 한가지에 의해 전파되었다는 증거는 제시하지 못하지만 우리나라가 구제역 발생국에 둘러 쌓여 있는 한 청정 후에도 재감염 가능성은 항상 있다는 것은 부정하지 못하리라 본다.

필자는 이들 원인들 중 내몽고 등지에서 유래되는 황사에 의해 감염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특히 우리나라와 일본이 거의 동시에 그것도 두 번 이나 황사철에 발생한 예를 보면 보다 더더욱 의심이 간다.

어쨌든 이와 같이 무너진 양돈업의 빠른 회복을 위해서는 우선 국내에서 생산되는 번식 가능한 모든 암돼지의 사용이 불가피하며 동시에 외국으로부터 종돈의 도입이 시급하다. 양돈장의 종돈 갱신율을 40%로 볼 때 한꺼번에 많은 종돈의 수입이 요구되며 이들 수입 종돈의 국가 검역, 국내 도착시 감염으로 부터의 보호 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도입된 종돈이 농가에 분양 되기 전 구제역 백신 접종과 방어 면역이 형성되어야 함으로 제주도 등 구제역 미발생 지역에서 검역이 이루어 질 수 있으면 한다.

또한 감염농가에서는 시설의 개보수 및 철저한 청소와 소독으로 구제역 바이러스 뿐만 아니라 PPRS 바이러스 등 경제성이 높은 질병을 완전히 없앤 다음 깨끗한 종 돈을 입식 하여 전체적인 위생수준을 높이고 다시 시작함으로서 생산성 향상에 초점을 두어야 될 줄 믿는다. 이번 기회에 돼지 생산 방식을 일관 생산에서 모돈 농장과 비육종장을 분리 사육 함으로서 전문성을 높이고 질병 차단 효과를 높일 수 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일단 새로 조성된 양돈장에서는 도입 후보돈을 위한 격리 돈사의 이용 및 철저한 차단 방어가 이루어 져야 하며, 구제역 바이러스에 강한 소독제의 선별적 시용 또한 중요하다. 미국 농무 성 에서 권장하는 소독제로서는 3% 가정용 Bleach ( 5.25% Sodium Hypochlorite (NaOCI), 1% Virkon-S ( Potassium Peroxymonosulfate and Sodium Chloride), 2% Sodium Hydroxide (NaOH) 등 이므로 국내 유통 되고 있는 소독제들의 성분과 농도를 확인 후 사용됨이 바람직하다. 실제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소독제들의 효과 부족이 차단 방역 실패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일단 감염된 농장에서는 자연 감염과 반복 백신에 의해 형성된 면역과 농장 내 차단 방역으로 짧은 기간 내에 바이러스가 소멸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구제역 바이러스는 산성에 약함으로 농장 내 바이러스의 전파를 줄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물과 사료를 산성화 하는 것이 좋다.

농장 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알기 위해 혈중에 특정 항체를 검출하는 감별 진단법 (NSP - ELISA) 이 이용되고 있다. 다만 이 경우는 필요한 돼지의 숫자 만큼 채혈을 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 현재 미국 에서는 혈청 대신 구강 액을 채취하여 돈군의 여러 가지 병원체를PCR법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는 돼지들의 빠는 습성을 이용하여 검사 재료를 쉽게 채취할 수 있게 하고 입으로 배출되는 여러 가지 질병의 진단에 이용 될 수 있으리라 본다. 실제 구제역, 돼지 콜레라, 오제스키 질병, PRRS,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은 감염 후 입으로 배출됨으로 이들 여러 가지 항원을 같은 재료로 검사 할 수 있음으로 많은 시간과 노력이 절약 되리라 본다.

실제 구제역 상재국들에서도 철저한 방역과 백신 접종을 통해 좋은 생산 성적을 올리고 있는 것이 보고되고 있음으로, 우리나라 양돈인 여러분들도 크게 우려 하지 말고 다시 열심히 할 수 있다는 각오를 다지며 “우리나라 양돈 산업의 조속한 회복을 위하여” 하고 소주잔을 들며 크게 외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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