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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SK그룹 [2부] 2005~2009 SK C&C의 부상과 내부거래 논란

이 기획 시리즈는 1998년 SK그룹 총수의 회장직 승계를 시작으로, 2025년 유심 해킹 사건에 이르기까지 약 20여 년간 이어진 SK그룹의 지배력 강화 전략과 관련 이슈들을 7편의 기사로 구성해 분석한다. 이를 통해 한국 자본주의의 구조적 과제와 기업지배구조의 한계를 되짚고자 한다.[편집자주]

 

2005년, 소버린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최태원 회장이 우위를 점한 직후, SK그룹은 경영 전반의 재정비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새롭게 부상한 곳이 SK C&C였다.

 

SK C&C는 1999년 SK㈜에서 물적분할을 통해 설립된 IT 계열사로, 설립 초기에는 시스템 통합 및 유지보수 서비스에 집중했으나, 2005년 이후부터는 SK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특히 SK C&C가 보유한 SK㈜ 지분은 그룹 차원에서 총수 일가 중심의 지배력 강화에 있어 전략적인 수단으로 기능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006년부터 SK그룹은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통해 SK C&C의 실적을 집중적으로 확대했다. 2005년 약 6,400억 원이던 매출은 2009년 1조 1천억 원대로 증가했고, 영업이익 또한 600억 원에서 1,200억 원 수준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다만, 이러한 성장이 외부 시장 경쟁력보다는 그룹 내 수의계약 중심의 물량 증가에 기반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SK텔레콤, SK에너지, SK네트웍스 등 주요 계열사들은 정보시스템 고도화, IT 아웃소싱, 유지보수 프로젝트 등을 SK C&C에 다수 발주했다. 이 과정에서 공개입찰이 아닌 수의계약 방식이 빈번했고, 계약 단가 산정 및 업무 범위에 대한 객관적 기준이 모호하다는 비판도 일부 언론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었다.

 

이처럼 내부거래를 기반으로 SK C&C는 상당한 영업이익을 축적했고, 이를 바탕으로 2009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게 된다. 해당 IPO는 단순한 상장을 넘어, SK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공시자료에 따르면, 당시 SK C&C의 주요 주주는 최태원 회장,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기원 이사장이며, 총수 일가가 약 4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기업공개로 시가총액이 상승하면 이들의 자산 가치도 상승하게 되는 구조였다. 또한, SK C&C 주식이 상장을 통해 유통되면 담보 활용 등 추가적인 재무 전략도 가능해진다는 분석이 있었다.

 

그러나 IPO를 앞두고 논란도 이어졌다. 금융당국과 일부 언론에서는 SK C&C의 실적 대부분이 내부거래에 편중되어 있다며, 기업의 본질적인 경쟁력에 대한 평가가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적용된 PER(주가수익비율)이 과도하게 높다는 비판도 있었다.

 

상장 당시 총수 일가는 일부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구주매출’ 방식으로 약 3,000억 원을 현금화했다. 이에 대해 시장 일각에서는 상장의 주된 목적이 신규 투자자금 확보가 아니라, 총수 일가의 유동성 확보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시각도 존재했다. 특히 SK C&C가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었던 만큼, 상장과 구주매출이 총수 일가의 지배력 유지 및 확대 수단으로 활용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SK C&C는 상장 직후 급격한 주가 상승을 경험했다. 공모가는 30,000원이었으나 상장 첫날 시초가는 38,000원, 종가는 43,000원을 기록했고, 2011년에는 60,000원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총수 일가의 보유 지분 가치는 수조 원대로 증가했으며, SK㈜와의 관계 재편을 위한 논의가 가시화되었다.

 

2007년 이후 SK C&C는 SK㈜의 2대 주주로 남아 있었고, SK㈜가 보유한 자사주에 의결권 제한이 있는 상황에서 SK C&C는 사실상 그룹 지배력 유지의 핵심 수단이 되었다. 이 구조는 이후 SK그룹의 인수합병 및 지배구조 개편 전략에 적극적으로 활용되었다.

 

또한, 이 시기 SK텔레콤과 SK C&C 간의 관계도 주목을 받았다. SK텔레콤은 SK C&C의 주요 고객사였을 뿐 아니라, SK㈜와의 지분 구조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이들 간의 복잡한 지분 관계와 내부거래 구조는 이후 다룰 3부의 SK C&C–SK㈜ 합병의 중요한 배경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2005년부터 2009년까지는 SK그룹이 외부 위기(소버린 사태)를 계기로 내부 구조를 정비하고, SK C&C를 중심으로 한 지배력 재편을 본격화한 시기로 평가된다. SK C&C는 내부거래를 통해 실적을 끌어올리고, 상장을 통해 총수 일가의 현금화와 지배력 강화가 동시에 이뤄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는 법적 문제는 없었으나, 자본시장의 공정성과 기업윤리라는 관점에서는 비판의 여지가 있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다음 3부에서는 2015년 이루어진 SK C&C와 SK㈜의 합병이 어떤 방식으로 전개되었는지, 그 과정에서 총수 일가가 어떠한 이익을 확보했는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한다. 해당 합병은 국내 재벌사의 지배력 설계 전략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 중 하나로 언급된다.

 

본 기사는 공공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다양한 자료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사실에 근거한 분석과 평가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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