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지하철이나 버스 안, 길거리나 식당에서도 고개를 숙인 채 화면에 집중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자세가 그 자체로 근골격계에 부담을 주고, 만성 통증으로 이어진다는 데 있다. 특정 부위에 지속적으로 가해지는 압력이 결국 구조적인 이상을 유발하고, 심한 경우에는 일상생활 자체가 힘들어질 수도 있다.
가장 흔하게 영향을 받는 부위는 목과 어깨다. 사람의 경추는 원래 C자 곡선을 이루고 있어 머리의 무게를 골고루 분산시킬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하지만 고개를 앞으로 숙이는 자세가 반복되면 이 곡선이 무너지고, 그 결과 목 주변 근육과 인대, 신경에 과도한 힘이 가해진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단순한 피로감을 넘어 거북목증후군이나 목디스크로 발전할 수 있다.
잘못된 자세의 영향력은 목에서 그치지 않는다. 어깨, 허리, 손목, 팔꿈치, 발목까지 다양한 부위에 영향을 준다. 허리를 구부정하게 숙이거나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 팔을 한쪽으로만 사용하는 습관 등도 마찬가지다.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한 후 통증이 나타나고, 쉬거나 스트레칭을 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근골격계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런 통증은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느껴지지만 방치할수록 악화되기 쉽다. 만성화되면 단순한 통증 치료로는 개선이 어렵고, 신체 기능 전반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다행히도 대부분의 초기 근골격계 통증은 수술이 아닌 비수술 치료로도 개선이 가능하다. 그중에서도 최근 주목받고 있는 치료법이 ‘초음파유도하주사치료’다.
초음파유도하주사치료는 말 그대로 초음파를 보면서 병변 부위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정확한 위치에 주사를 놓는 치료 방법이다. 통증을 유발하는 지점을 눈으로 확인하며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약물 투입을 줄이고, 필요한 위치에 약물을 집중시킬 수 있다. 그만큼 치료의 정밀도와 효율이 높아진다.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대표적으로는 염증을 가라앉히는 스테로이드 주사와 조직을 재생시키는 프롤로 주사가 있다. 스테로이드는 강력한 소염 효과가 있어 급성 통증을 빠르게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다만 반복적인 사용은 면역력 저하나 주변 조직 약화 같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반면 프롤로 주사는 고농도의 용액을 주입해 인대나 힘줄 등 손상된 조직의 자연 치유력을 높이는 치료다. 퇴행성 변화로 인한 통증에 효과적이며, 구조 자체를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만성 통증이 반복되는 환자에게는 조직 회복과 기능 개선이라는 점에서 적합한 치료로 평가받는다.
김승범 영통 미소마취통증의학과 원장은 “초음파유도하주사치료는 병변 부위를 직접 보면서 진행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매우 높고, 짧은 시간 내에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하지만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약물 종류나 주사 위치, 주사량 등을 세심하게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경험 많은 의료진의 판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같은 증상이라도 통증의 원인이 다를 수 있다. 목 통증이라고 해도 거북목증후군, 목디스크, 근막통증증후군처럼 원인이 다양하고, 어깨 통증 역시 오십견, 회전근개파열, 석회성건염 등 여러 질환에서 나타날 수 있다. 손목, 팔꿈치, 무릎, 발목까지 범위를 넓혀보면 테니스엘보, 손목터널증후군, 건초염, 점액낭염 등 무수히 많은 질환이 존재한다. 증상이 비슷하다고 스스로 진단하거나 자가 치료를 시도하기보다는 정확한 진단과 치료 계획이 필요하다.
김 원장은 “초음파유도하주사치료는 마취나 절개가 필요 없고, 시술 시간이 짧아 일상생활 복귀가 빠른 편이다. 수술이 부담스러운 고령자나 기저질환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적합한 치료법으로 꼽힌다. 하지만 단순히 빠르고 간편하다는 이유로 선택해서는 안 되며, 반드시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거쳐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