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피부 상태가 민감해지면서 각종 트러블을 겪는 이들이 늘어난다. 그중에서도 손이나 발에 가렵고 따가운 투명한 수포가 생기면 단순히 ‘땀띠’로 여기고 지나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수포가 가라앉지 않고 증상이 반복된다면, ‘한포진’일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땀띠는 땀구멍의 일부가 막혀 땀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면서 생기는 일시적인 트러블로, 목 주위, 사타구니, 팔과 다리 살이 접히는 부위처럼 통풍이 어려운 곳에 잘 나타난다.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호전되며, 특별한 치료 없이도 증상이 가라앉는 경우가 많다.
반면, 한포진은 손바닥, 발바닥, 손가락 사이 등에 반복적으로 수포가 나타나는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이다. 초기에는 증상이 가볍게 보일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가려움이나 통증이 심해지고, 피부가 벗겨지거나 갈라지는 2차 증상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특히 고온다습한 날씨, 스트레스, 피로, 면역 저하 등의 요인과 관련되어 증상이 반복되며, 자주 재발해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주기도 한다.
프리허그한의원 천안점 조재명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한포진을 피부 표면의 문제로 보지 않고, 체내에 축적된 열과 습기, 독소 등이 땀구멍을 통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면서 생기는 내부 불균형의 결과로 해석한다. 특히 소화기 기능이 약하거나 면역 체계가 민감한 체질, 혹은 자율신경의 균형이 무너진 상태에서는 증상이 더 쉽게 반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발은 말초부위이기 때문에 체온 변화나 자율신경계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한포진 치료는 수포를 진정시키는 동시에, 열과 습을 제거하고 체질적인 불균형을 바로잡는 전신적인 관리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조재명 원장은 “환자의 체질과 증상 양상을 면밀히 분석한 후, 열을 내려주고 피부 재생을 도와주는 한약, 침 치료, 한방외용제 등 다양한 방법을을 통해 진정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한포진은 만성화되지 않도록 초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 증상의 재발을 줄이고, 피부의 자생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일상생활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땀이 많아지는 여름철에는 손발을 자주 씻어 청결을 유지하고, 샤워 후에는 보습제를 꼼꼼히 발라 피부의 수분 손실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통기성이 좋은 천연 섬유의 옷을 착용해 땀 배출을 원활하게 하고,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자극적인 음식이나 음주, 과도한 스트레스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