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대진첨단소재 주가가 급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서울경제TV가 “상장 반년 만에 대표가 지배하는 타 상장사로 회삿돈이 흘러갔다”는 보도를 내놓으면서, 부진한 실적에 지배구조 리스크까지 겹친 것이 직접적 요인으로 보인다. 이날 주가는 결국 16.91% 하락한 6,14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서울경제TV에 따르면 대진첨단소재는 올 3월 코스닥 상장 후 처음으로 외부 출자를 단행해 케이이엠텍(옛 하이소닉)의 유상증자에 약 32억 원을 투입했다. 이는 회사가 최근 158억 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하며 80억 원을 채무 상환에 쓰겠다고 공언한 직후라, “빚 갚는다더니 왜 다른 회사 지분 인수에 나서느냐”는 의문을 불렀다.
케이이엠텍의 주요 주주인 에이치에스홀딩스는 유성준 대진첨단소재 대표가 지분 51%를 보유한 법인으로, 사실상 대표의 영향권에 있다. 하지만 이 법인은 경기도 화성의 공유오피스에 등기만 되어 있고 실제 사무실이나 영업활동 흔적이 보이지 않아 ‘페이퍼컴퍼니’ 의혹도 제기됐다. 결과적으로 이번 투자로 케이이엠텍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21.2%에서 약 25.5%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대진첨단소재의 단기차입금은 1분기 말 28억 원에서 2분기 말 256억 원으로 불과 한 분기 만에 200억 원 이상 늘었다. 이자율은 3.9~9.2% 수준으로 부담이 작지 않다. 여기에 발행한 CB는 표면이자 0%, 만기이자 5.5%, 전환가 9,349원, 콜옵션 100% 조건이다.
회사는 “주주가치 희석 최소화”라고 설명했지만, 구조상 대주주 측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실적도 악화됐다. 올해 2분기 누적 연결 매출은 325억 원으로 전년 대비 27% 감소했고, 순손실은 105억 원에 달했다. 투자대상인 케이이엠텍 역시 매출 51억 원, 순손실 65억 원으로 매출보다 손실이 큰 상태다.
대진첨단소재 측은 “핵심 공급망과 신사업 기회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라고 해명했지만, 시장은 ‘부채 상환 목적의 자금이 대표 영향권 회사로 흘러갔다’는 해석을 먼저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