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는 우리가 세상과 연결되는 창구이자 삶의 리듬을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귀 속에서 ‘삐―’ 혹은 ‘웅’ 하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리거나, 주변 소리가 희미하고 멀게 느껴진다면 세상과의 연결이 한순간 낯설고 멀어지게 된다. 이는 타인에게 쉽게 설명하기 어려운 주관적 증상이라 장기화될 경우 고립감과 우울감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명과 난청은 결코 드문 증상이 아니다. 단순한 피로 탓이라 여기며 넘기기 쉽지만, 증상이 지속되면 삶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귀이명은 외부 소음이 줄어드는 밤이 되면 더욱 도드라져 환자를 괴롭히고, 난청은 의사소통 자체를 방해하여 관계와 업무에 직접적인 불편을 초래한다. 때문에 조기 진단과 초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성북미올한방병원 최윤영 원장은 “특히 급성 이명이나 돌발성 난청은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입원 집중치료를 통해 환자의 에너지를 귀 회복에 집중시키는 것이 권장되며, 이 과정에서 한방 치료법이 보완적 역할을 한다. 병원과 한의원이 협진하는 한방병원에서는 귀이명과 난청을 전인적 관점에서 다루고 있으며, 최근 한방 복합 치료를 병행했을 때의 증상 완화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가 논문으로 발표되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명과 난청 치료에서 통합적 접근이 필요한 이유는 귀가 독립된 기관이 아니라 전신과 긴밀히 연결된 구조물이기 때문이다. 청각은 귀 내부의 복잡한 구조뿐 아니라 몸 전체의 신경과 혈류, 면역 그리고 심리 상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에서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특정 부위만을 치료하는 단편적 접근보다는 전신의 균형을 회복하는 시각이 필요하다.

최윤영 원장은 “한방에서는 귀를 단순한 청각 기관이 아니라 몸과 세상을 이어주는 소통의 창구로 본다. 턱관절이나 척추의 정렬, 림프액과 혈액순환의 문제, 자율신경계의 불균형까지 모두 귀 건강과 연결되어 있다. 여기에 잘못된 생활 습관이나 스트레스 같은 환경적 요인까지 세심히 살펴, 증상 개선과 더불어 재발 방지를 돕는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치료 과정은 양방과 한방이 서로의 강점을 보완하며 진행된다. TMS(경두개 자기자극 치료)는 이명을 유발하는 비정상적 신경 신호를 전자기장으로 차단하는 방법이다. 여기에 맞춤 한약은 기혈의 흐름을 강화하고 면역력을 끌어올리며, 공진단은 체력 저하로 생긴 이명과 난청 회복에 도움을 준다. 약침과 침 치료는 귀로 가는 혈류와 림프 순환을 개선하고, 추나요법은 경추와 흉추의 균형을 바로잡아 영양 공급을 돕는다. 도수치료와 수액 요법 같은 양방적 처치는 신경과 혈관 기능을 강화하여 청각 회복을 지원한다.”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인 맞춤형 진단과 치료다. 같은 이명, 같은 난청이라도 증상의 양상과 원인은 모두 다르다. 따라서 표준화된 일률적 처치보다는 면밀한 검진과 개인별 특성을 고려한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해 자신에게 맞는 통합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