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상통화로 친밀감을 조성한 뒤 음란 행위를 유도 및 녹화하고, 지인·직장 유포를 빌미로 금전을 요구하는 ‘몸캠피싱’이 계속된다. 최근 수사·재판에서는 유포 위협과 금전 갈취가 결합된 반복적 협박 구조 자체를 중대 범죄로 평가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실무상 죄책은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금전 요구는 공갈·협박 범주에서 무겁게 다뤄지며, 촬영물 전송•배포 또는 배포 협박은 별도의 성적 촬영물 관련 범죄로 병합된다. 실제 유포가 없더라도 구체적이고 반복적인 위협이 확인되면 형사책임은 더욱 강화된다.
대응 원칙은 간명하다. 지급보다 보존이 우선이다. 첫 연락부터 금전 요구까지의 대화 내용, 송금 계좌와 가상지갑, 샘플 영상과 이미지, 로그인 및 접속 기록을 시간순으로 꼼꼼히 보관해야 한다. 동시에 플랫폼 신고와 포털, 방심위 채널을 활용한 신속한 삭제 요청을 병행해야 2차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초기 24~48시간 내 대응 속도가 사건 처리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송금은 대개 협박의 재시작점이다. 일시적으로 내렸다가도 추가 요구가 반복되는 경우가 많아, 무응답·무송금을 유지하며 즉시 수사기관 및 전문기관과 연결하는 편이 안전하다. 회사 메일과 단체방 유포를 예고하는 수법에 대비해, 인사•보안 부서 등 최소 범위와 비공개로 상황을 공유하면 피해 확산을 억제할 수 있다.
법무법인 성지파트너스 김한수 대표변호사는 “수사 단계에서는 금전 흐름과 네트워크 로그가 핵심 증거다. 국내 계좌와 결제대행, 환전 및 현금화 구간, IP·디바이스 식별값, 클라우드 동기화 흔적이 가해자 특정과 압수수색으로 이어진다. 실제 유포가 있었다면 제작·배포자뿐 아니라 적극 공유자까지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몸캠피싱은 ‘선입금 후 종결’이 아니라 반복 협박 모델이다. 증거를 끊지 않고 형사 고소와 삭제 절차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최선이다. 초기 진술서에 사실관계를 촘촘히 정리해 제출하면 수사의 속도와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