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 진옥동 회장은 지난 4월 17일, 인천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 열린 ‘2025 신한라이프 연도대상’ 행사장을 찾았다. “고객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는 여러분 덕분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는 격려의 말과 함께, 그는 보험설계사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하지만 신한라이브는 2020년부터 2023년 1분기까지 최근 4년간 생명보험업계에서 가장 많은 소비자 민원을 유발한 1위 보험사라는 불명예와 함께 비판을 받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 따르면, 신한라이프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 연속으로 보유계약 10만 건당 민원 발생률이 가장 높은 보험사였으며, 2024년 1분기까지도 그 흐름은 이어졌다. 민원의 83% 이상이 '판매 관련'이었고, 상품 유형별로는 종신보험에 대한 민원이 66.9%에 달했다. 설명이 어렵고 구조가 복잡한 상품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가입한 고객이 많았다는 뜻이다. 신한라이프의 불완전판매 문제 역시 업계 최상위 수준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분석한 2023년 생명보험사 불완전판매 현황에 따르면, 신한라이프의 불완전판매 비율은 0.13%로, 주요 생보사 평균의 약 두 배에 달했다. 특히 설계사 채널에서의 비율
880억원 규모의 부당대출 사고로 도마에 오른 IBK기업은행이 이번엔 해외 지점 간부의 근태불량 및 내부갑질 의혹으로 다시금 ‘내부통제 부실’ 논란에 휘말렸다. 법인 전환을 추진 중인 베트남 호치민지점에서 불거진 이번 사안은 기업은행의 국제 신뢰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IBK기업은행 호치민지점의 부지점장 A씨가 지난해 11월, 근태불량과 내부갑질 의혹이 담긴 투서로 인해 대기발령 조치된 사실이 드러났다. 본국으로 소환된 A씨는 현재 직무에서 배제된 상태로, 후임 인사가 이미 단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금융권 관계자에 따르면 “근무시간 중 잦은 이탈 등 근무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보고가 본점에 접수되면서 인사 조치가 내려졌다”며 “단순한 태도 문제가 아니라 내부갈등 소지도 있어 조직 차원에서 조기 정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기업은행이 연초부터 겪고 있는 ‘내부통제 부실’ 이미지에 기름을 부은 셈이 됐다. 기업은행은 지난 1월, 240억원 규모의 배임 사실을 공시했으나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 실제 부당대출 규모는 88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관련 정황을 검찰에 통보했고, 지난 1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가 본
키움증권에 이어 미래에셋증권에서도 매매 주문 지연 사태가 발생하면서, 증권사의 거래 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투자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미래에셋증권의 ‘NXT 프리마켓’ 시간대 일부 주문이 지연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공지를 통해 “금일 프리마켓 시간대 중 일부 주문이 지연됐다”며 “주문 후 체결 내역을 반드시 재확인해달라”고 안내했다. 회사 측은 “현재 신규 주문은 정상적으로 처리되고 있으며, 지연된 주문 건에 대해서도 조속히 조치 중”이라며 “특히 자동주문의 경우 계좌 잔고 상황에 따라 주문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들은 여전히 주문이 정상적으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온라인 커뮤니티와 고객센터 등을 통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개장 초 자동매매 시스템을 사용하는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혼란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번 사태는 최근 키움증권에서 발생한 유사한 매매 지연에 이어 나타난 것으로, 주요 리테일 증권사들의 거래 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시스템 장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4일에도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
지난 11일,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복선전철 5-2공구 현장에서 발생한 터널 붕괴사고로 인해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이 사고는 단순한 불행이 아니라, 수년 전부터 지적된 지반 위험 경고를 무시한 시공과 사고 직전 현장 판단 오류가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사고 발생 지점은 이미 2년 전부터 지반 상태가 불량하다는 경고가 있었던 곳으로, 감사원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신안산선 5공구 일부 구간의 지반이 불량하다는 사실을 명시했다. 그럼에도 포스코이앤씨는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채 공사를 진행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사고는 포스코이앤씨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해온 신안산선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만큼, 그 파장은 더욱 크다. 신안산선 사업은 지난해 12월 취임한 정희민 대표가 강조한 핵심 사업으로, 정 대표는 신년사에서 "신안산선 사업을 통해 축적된 대심도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교통망 지하화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불과 몇 달 뒤, 자사 현장에서 인명 사고가 발생하면서 오히려 정 대표의 이 발언은 뼈아픈 역설로 돌아오고 있다. 특히, 사고 발생 닷새 만에야 나온 포스코이앤씨의
제주맥주가 벤처캐피탈(Venture Capital)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해 확보한 100억 원의 자금을 투입한다. 그러나 이번 투자를 두고 일각에서는 경영의 독립성과 기업 정체성 훼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질적으로는 최대주주인 한울반도체의 우회투자에 가깝다는 분석도 나온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제주맥주는 신기술사업금융회사인 케이아이비벤처스(KIB벤처스)의 주식 200만 주를 105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 자금은 지난 1월 24일 제주맥주가 발행한 11회차 BW를 통해 조달된 100억 원 전액이 투입된다. 제주맥주는 지난 4월 1일 해당 자금의 사용처를 기존 운영자금에서 타법인 증권 취득으로 변경하는 정정 공시를 냈다. 이는 사실상 '빚투'로 평가된다. 제주맥주는 지난해 영업손실 48억 원, 당기순손실 209억 원을 기록하며 재무상황이 악화된 가운데, 본업 강화를 위한 투자 대신 신사업에 자금을 배분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영업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자기자금이 아닌 BW를 통한 차입으로 외부 사업에 투자하는 결정은 재무건전성을 더욱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를
안병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총괄 사장의 발언이 때아닌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8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열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래 비전 설명회’에서 안 사장은 농담이라며 “국내 사업 본부장은 김정은이고, 해외 사업 담당 임원은 푸틴이라는 말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두 사람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농담'이라 두 차례 강조했지만, 이를 웃으며 농담으로 받아들인 사람은 거의 없었다. 방산기업 고위 임원의 발언이라고 보기엔 지나치게 가볍고, 무책임했다. 이 발언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대규모 유상증자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는 가운데 나왔다. 작년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고도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한데 대해 주가하락 등 시장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특히 증자 직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그룹 계열사인 한화임팩트·한화에너지 등이 보유하던 한화오션 지분 7.3%를 1조3000억원에 인수했다. 자금을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쓰고, 정작 미래 투자금은 주주에게 떠넘겼다는 비판이 나왔다. 유상증자 발표 이후에는 금융감독원이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급기야 ㈜한화 지분 절반을 세 아들에게 증여했다. 하
현대건설기계(Hyundai CE)가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주택 철거 작전에 사용된 사실이 알려지며 인권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7일(현지시각) 아랍뉴스 재팬(Arab News Japan)에 따르면, 국제앰네스티와 아랍세계민주주의센터 등 인권단체들은 이스라엘군이 점령지인 서안지구(West Bank)에서 현대건설기계 장비를 사용해 팔레스타인 민간 건물을 철거한 사례를 다수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러한 철거로 인해 수백 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삶의 터전을 잃고 강제 이주를 당했으며, 이는 국제법상 명백한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보이콧 투자철회 제재 운동(BDS·Boycott, Divestment and Sanctions) 측은 현대를 불매운동 대상 기업으로 공식 지정하고, 이스라엘 내 장비 유통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국제앰네스티 몬세 페레르(Monse Ferrer) 대표는 지난달 27일 성명을 통해 “현대 장비가 사용된 철거로 약 250명의 팔레스타인인이 강제로 이주당했고, 수백 명의 생계가 타격을 입었다”며, “이는 이스라엘의 아파르트헤이트 체제를 유지하는 데 사용되는 주요 수단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현대건설기계는 2023년 3월 “이스라
2024년, 11월 롯데그룹은 다시 한 번 위기 앞에 섰다. 유동성 위기설이 퍼지고, 화학 계열사들의 실적은 바닥을 쳤다. 그룹은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했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책임경영의 상징으로 급여 일부를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임원들도 이에 동참하며 롯데지주는 20~30%, 롯데케미칼은 10~30% 수준의 자진 반납을 시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실제 결과는 냉정했다. 신 회장이 2024년 롯데케미칼에서 받은 급여는 38억 원. 2023년과 정확히 같은 액수다. 롯데지주에서도 38억 원의 급여를 수령했고, 상여금까지 포함하면 총보수는 59억7200만 원에 달했다. 전년도와 비교해봤을 때, 두 회사 모두 급여 감소는 각각 3000만 원에 불과했다. 11~12월 두 달간의 반납을 약속했던 만큼, 적어도 수억 원의 삭감이 있어야 했지만, 현실은 1개월분 급여의 10% 수준만 줄어든 셈이다. 이는 단순한 계산으로도 드러난다. 롯데케미칼에서의 월평균 급여는 약 3억1600만 원. 두 달간 30%를 반납했다면 약 2억 원의 삭감이 이뤄졌어야 한다. 그러나 3000만 원이라는 수치는 ‘11월 한 달, 10% 반납’이라는 시나리오에서나 나올 수 있는 결과다. 그것마
서울 강동구 명일동 한복판에 지름 20미터, 깊이 20미터가 넘는 거대한 싱크홀이 발생했다. 사고 지점은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 공사 구간으로 1공구 터널 상부였다. 시민의 일상이 이어지던 지상 아래에서 진행되던 공사가, 갑작스럽게 도로 전체를 삼켜버린 것이다. 사고는 아직 원인 규명 단계에 있다. 국토교통부는 12인의 전문가로 구성된 중앙지하 사고 조사위원회를 꾸렸고, 오는 5월 말까지 정밀 조사에 들어간다. 원인 분석에는 해당 구간의 시공 방식, 지질 조건, 굴착 과정, 감리 체계, 주변 시설물의 상태까지 포함된다. 시공사는 물론, 감리사, 발주처인 서울시 등도 조사 대상이다. 책임의 방향은 단정하기 어렵지만, 사고 전후의 정황들을 짚어보면 문제의 ‘구조’가 서서히 드러난다. 우선 사고가 발생한 1공구 구간은 서울시의 공식 평가 자료에서도 ‘복잡한 지질’로 분류돼 있었다. 최소 4곳의 지질 이상대가 분포해 있고, 지하수 흐름도 불안정한 곳이다. 이런 연약지반에서 선택된 굴착 공법은 NATM, 이른바 나틈 공법이었다. 암반에 콘크리트를 분사한 뒤 천공과 기계식 굴착을 통해 터널을 확장하는 이 방식은, 단단한 지반에서는 유효하지만 연약지반에서는 붕괴 위험
“유사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습니다.” 지난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 고개를 숙이며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그 다짐은 2주도 지나지 않아 무너졌다. 다시 한 명의 노동자가 숨졌다. 이번엔 충남 아산이었다. 바람이 시속 70km에 달하던 날, 고공 외벽작업을 강행한 결과였다. 그렇게 지난 한 달 새 현대엔지니어링 현장에서만 세 차례, 여섯 명을 잃었다. 고개를 숙이는 일이 이젠 일상이 됐다. 안성 교량 붕괴사고 당시,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자 주 대표는 카메라 앞에 서서 사죄했다. 부상자 가족의 생계비 지원, 민가 보상, 재발 방지책 마련까지 줄줄이 내놨다. 하지만 정작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DR 거더 고정장치에 대한 질문엔 “조사 중이라 말하기 어렵다”며 답을 피했다. 그로부터 불과 2주 뒤, 평택에서, 그리고 다시 아산에서 또 사람이 죽었다. 단지 불운의 연속일까. 아니다. 현장은 이미 경고하고 있었다. 강풍 특보가 내려졌고, 순간풍속은 고공 작업 금지 기준을 훨씬 웃돌았다. 업계 기준은 시속 36km(10m/s), 하지만 이날은 그 두 배에 달하는 바람이 불고 있었다.
기업 실적이 하락하면, 배당도 조금은 움츠러드는 것이 통상적이다. 실적에 따라 수익을 나누는 것이 투자자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라면, 배당을 통한 주주환원은 기업의 철학이 반영되는 선택이다. 그런데 F&F는 이 통념을 거스른다. 실적이 줄었지만, 배당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 더 넉넉해졌다. 지난해 F&F의 실적은 하락세를 보였다. 매출은 전년 대비 4.2%, 영업이익은 18.3%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결산 배당으로 주당 1700원, 총 639억 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전년보다 오히려 배당금이 늘었다. 회사 측은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주주 신뢰를 잃지 않겠다는 취지다. 문제는 이 ‘환원’이 누구에게 가장 따뜻하게 돌아가는가 하는 점이다. 김창수 대표는 F&F홀딩스의 지분 62.84%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이 지주사가 다시 F&F의 최대주주다. 친인척과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일가의 지분율은 91.71%에 달한다. 구조적으로 보면, 배당금의 상당 부분이 오너일가의 통장으로 향하게 되어 있다. 실제로 김 대표가 올해 F&F와 F&F홀딩스를 통해 수령할 배당금은 약 260억 원에 이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