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들어 10대부터 40대까지 두통을 호소하는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다. 단순한 피로나 스트레스가 원인일 것이라 여기기 쉽지만, 실제로는 ‘목’에서 비롯된 경추성 두통일 가능성이 높다. 현대인의 하루는 컴퓨터 앞에서 시작해 스마트폰을 손에 쥔 채로 끝나며, 대부분의 시간 동안 고개가 앞으로 숙여진 상태로 유지된다. 이러한 자세가 반복되면 목의 구조적 균형이 무너지고, 경추에 과도한 하중이 가해져 통증이 발생한다.
경추성 두통은 목뼈 주변의 신경이 자극을 받아 나타나는 두통이다. 특히 목 뒤쪽 근육이 뭉치고, 경추의 관절이 틀어지거나 목디스크가 발생하면 신경이 눌리면서 통증이 뒷머리나 관자놀이, 눈 뒤쪽까지 퍼진다. 일반적인 긴장성 두통이나 편두통과 달리, 경추성 두통은 목의 움직임에 따라 통증 강도가 변한다는 특징이 있다. 목을 돌리거나 숙일 때 통증이 심해지면 경추의 이상을 의심해야 한다.
이러한 통증은 단순히 두통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어깨 결림, 팔 저림, 어지럼증, 집중력 저하까지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장시간 스마트폰을 보는 ‘스마트폰 목’ 자세는 경추의 앞쪽으로 하중이 쏠리면서 목뼈 사이의 디스크가 돌출되는 목디스크로 발전할 위험이 있다.
초기에는 뒷머리의 뻐근함이나 눈의 피로감으로 시작하지만, 이를 단순 피로나 혈압 문제로 오해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경추의 변형이 심해지면 신경 압박이 지속돼 만성 두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목과 어깨의 긴장감이 잦거나, 두통이 반복된다면 정형외과나 신경외과에서 정확한 원인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구미 기찬통증의학과 안규열 원장은 “비수술적 치료로는 도수치료와 체외충격파 치료가 대표적이다. 도수치료는 손을 이용해 경직된 근육을 이완하고, 잘못 정렬된 경추 관절의 균형을 바로잡는 치료법이다. 근본적으로 자세를 교정해 통증의 원인을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둔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경추 주변 근육에 미세한 충격파를 가해 염증을 줄이고 혈류를 개선하여 통증을 완화한다. 절개나 마취 없이 짧은 시간에 시술할 수 있어 현대인에게 부담이 적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추성 두통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생활습관 개선이 필수다. 책상 앞에 앉을 때는 모니터를 눈높이에 맞추고,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는 시선을 내리지 말고 기기를 얼굴 높이로 들어올리는 것이 좋다. 하루 중 1~2회는 어깨와 목을 부드럽게 돌리는 스트레칭을 해 근육의 긴장을 풀어야 한다. 또한 수면 시에는 너무 높은 베개를 피하고, 경추의 자연스러운 곡선을 유지할 수 있는 적절한 높이의 베개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안규열 원장은 “무심코 취하는 자세 하나가 만성 두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진통제로 일시적인 완화만 기대하기보다, 목과 어깨의 정렬 상태를 점검하고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근본적인 예방법이다. 경추성 두통은 조기에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하지만, 방치하면 신경 손상으로 인한 만성 통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일상 속에서 목의 피로를 줄이는 습관이 두통 없는 삶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