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소비자들 사이에서 LG전자 스마트 TV를 둘러싼 불만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최근 LG전자가 배포한 webOS 업데이트가 사용자 동의 없이 핵심 기능을 제거하고, 동시에 데이터 수집과 광고 사업 확장에 유리한 구조로 바뀌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호주 유력 IT 전문매체 ChannelNews는 최근 보도에서 “LG TV나 가전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개인정보 보호를 중시하는 소비자에게 ‘고위험’ 선택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최신 webOS 업데이트 이후, LG TV 사용자들은 TV 전원을 끈 상태에서 방송을 녹화하는 기능(PVR)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고 호소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해당 기능이 LG TV의 주요 장점 중 하나였는데, 회사가 이를 “조용히 제거했다”고 반발했다. 일부 사용자들은 기능이 삭제된 이유를 문의했으나, LG 고객센터는 초기에는 원인을 설명하지 못하다가 나중에서야 “지상파 무료 방송의 저작권 문제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호주 이용자들은 “저작권 문제라면 TV를 켜둔 상태에서도 녹화가 가능할 이유가 없다”며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번 변화는 LG전자가 호주에서 데이터 기반 광고 사업을 강화하는 시점과 맞물린다. SmartHouse와 ChannelNews는 LG가 최근 호주 법인의 광고·데이터 판매 부문인 'LG 애드 솔루션즈' (LG Ad Solutions)를 확장하고, 관련 조직에 신규 인사를 잇달아 배치했다고 전했다. 이 조직은 LG TV와 가전을 통해 수집된 방대한 데이터 분석과 판매를 담당한다.
webOS는 LG가 적극 추진하는 데이터 수집의 중심축이다. ‘Live Plus’라는 이름으로 내장된 ACR(자동 콘텐츠 인식) 기술은 소비자가 무엇을 시청하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하며, 공중파·스트리밍·셋톱박스·게임기 화면까지 분석해 광고 타켓팅에 활용한다. LG의 스마트홈 플랫폼 ‘LG ThinQ’ 앱도 세탁기·건조기·에어컨 등 생활 가전의 사용 데이터를 수집하며, 2021년 인수한 데이터 분석 기업 알폰소(Alphonso)와 최근 편입된 홈 허브 기업 아톰(Athom) 역시 데이터 범위를 확장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하지만 이러한 데이터 수집 방식은 소비자의 명확한 인지 없이 사실상 강요되는 구조라는 비판을 받는다. ChannelNews와 SmartHouse의 테스트 결과, LG TV의 초기 설정 단계에서 개인정보 처리 방침과 이용 약관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스마트 기능 상당수가 비활성화돼 TV를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없었다. 호주 소비자 데이터·디지털 권리센터(CDD)는 “LG 소프트웨어가 TV의 핵심 기능을 볼모로 잡고 데이터 수집 동의를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사이버보안 연구자들은 최근 webOS 기반 TV에서 동일한 와이파이 네트워크에 접속한 공격자가 인증 없이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취약점이 발견됐다고 밝혀, 민감한 정보가 대량으로 저장돼 있는 LG 플랫폼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호주 시장에서 LG전자는 삼성전자에 이어 점유율 2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OLED 등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는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webOS는 호주 내 170만 대 이상의 LG 스마트 TV에서 구동되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 논란의 영향 범위는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