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몇 년 사이 건강과 자기 관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달리기를 즐기는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다. SNS를 중심으로 ‘러닝크루’ 문화가 확산되며, 도심 곳곳에서 아침과 저녁 시간을 활용해 함께 달리는 사람들이 늘었다. 하지만 달리기 인구가 증가한 만큼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사례도 급격히 늘고 있다. 무릎은 신체 하중의 대부분을 견디는 관절이기 때문에, 잘못된 자세나 무리한 운동은 쉽게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달리기 후 무릎 바깥쪽에 통증이 지속된다면 장경인대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장경인대는 엉덩이에서 시작해 허벅지 바깥을 따라 무릎 외측까지 이어지는 두꺼운 인대다. 이 부위가 반복적인 마찰과 충격을 받으면 염증이 발생해 통증이 생긴다. 초기에는 달릴 때만 불편하지만, 점차 걷거나 계단을 오르는 일상 동작에서도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무릎을 구부릴 때 ‘딸깍’ 소리가 나거나 걸리는 느낌이 동반되기도 한다.
반대로 무릎 안쪽의 통증과 함께 열감, 부종이 나타난다면 거위발건염을 의심할 수 있다. 거위발건염은 허벅지 안쪽 근육이 정강이뼈 안쪽으로 이어지는 부위에 생기는 염증으로, 주로 방향 전환이 잦은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서 발생한다. 축구, 농구, 배드민턴처럼 순간적인 회전이나 정지가 반복되는 운동에서 특히 흔하다. 비만이나 퇴행성관절염, 당뇨병이 있는 경우에도 발병 위험이 높다.
용인 아나파통증의학과 이현철 원장은 “이들 질환은 대부분 비수술적 치료만으로 호전이 가능하다. 초기에는 냉찜질과 스트레칭을 병행하고, 필요에 따라 약물치료나 물리치료를 시행한다. 체외충격파 치료 또한 대표적인 비수술 치료로 꼽힌다. 이는 고강도 충격파를 병변 부위에 전달해 혈류를 개선하고 염증을 줄이는 방식으로, 손상된 조직의 재생을 돕는다. 시술 시간은 10~15분 내외로 짧고 마취나 절개가 필요 없어 빠른 일상 복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방을 위해서는 달리기 전후 충분한 스트레칭이 필수적이다. 허벅지 근육, 햄스트링, 엉덩이 근육을 균형 있게 강화하면 무릎 관절이 받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한 달리기 자세를 교정하고, 자신의 발 형태에 맞는 러닝화를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충격이 큰 아스팔트보다는 흙길이나 탄력 트랙에서 운동하는 것이 무릎 부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무릎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느리고, 잘못된 관리로 인해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젊은 연령층에서도 무릎 질환이 늘고 있는 만큼, 통증을 단순한 근육 피로로 여기지 말고 조기에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달리기의 즐거움을 오래 누리기 위해서는 꾸준한 관리와 예방이 선행돼야 한다. 무릎이 보내는 작은 신호에 귀 기울이는 것이 건강한 러닝의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