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닥 상장사 CSA코스믹을 둘러싼 지배구조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표면적으로는 KH그룹이 새로운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는 흐름처럼 보이지만, 그 실체를 뜯어보면 과거 코스닥을 어지럽혔던 무자본 M&A 세력, 주가조작 연루자, 해외 도피 기업사냥꾼들이 한 종목 아래에 다시 모여들었다는 점에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CSA코스믹의 최대주주는 KH그룹 계열이 지배하는 투자조합이다. 회사는 2025년 11월 25일을 납입일로 하는 80억 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해 해당 조합에 1,100만 주가 넘는 신주를 배정했고, 이를 통해 약 15%의 지분을 확보한 KH그룹이 사실상 새로운 경영권 주체로 올라섰다. 총수 배상윤 회장은 이 시점에도 알펜시아 리조트 입찰 담합 및 4,000억 원대 배임·횡령 혐의로 사실상 도피 상태였고, 그룹 계열사는 입찰 담합 적발로 대규모 과징금과 검찰 고발을 동시에 맞았다.
KH계열사 곳곳에서 드러난 회계 리스크… CSA코스믹 인수에 불안감 더해
KH그룹이 CSA코스믹의 경영권을 확보한 시점의 주변을 살펴보면, 그룹 계열사들이 이미 오래전부터 재무와 회계 문제로 시장의 감시망에 걸려 있었던 사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KH미래물산, KH필룩스, 장원테크, IHQ, KH건설 등 계열 상장사 다섯 곳은 잇따라 사업보고서에서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고, 이로 인해 상장폐지 심사 대상에 오르거나 거래정지 조치를 받아 장기간 매매가 중단된 상태가 이어졌다. 이런 구조에서 KH그룹이 또 다른 코스닥 상장사의 경영권을 가져갔다는 점만으로도 시장의 불안은 커질 수밖에 없다.
KH 유입 이전부터 문제투자자 포진… 브이핑크홀딩스 70억·홍석종 개입설까지
KH그룹이 등장하기 전부터 CSA코스믹 주변에 모여 있던 FI들 역시 정상적인 재무 투자자라고 보기 어려운 이력이 다수 얽혀 있다. 더킴스팜이 홈캐스트 지분을 인수해 경영권 확보를 시도했지만 자금 조달에 실패해 잔금 납입이 이뤄지지 못했고, 이 틈에 브이핑크홀딩스가 8월초 약 70억 원을 투입해 지분 9.14%를 확보하며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자산 총계가 6억 원대, 순자산은 3억 원도 되지 않는 회사가 단숨에 70억 원을 조달했다. 업계에서는 “브이핑크홀딩스가 실질 자금주가 아니다”는 해석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그 배후로 가장 자주 언급되는 인물이 바로 홍석종이다. 그는 2010년대 초부터 코스닥 시장에서 무자본 M&A, 횡령, 시세조종 혐의로 여러 종목에서 이름을 올렸던 대표적인 기업사냥꾼이다. 에디슨EV, 상지건설 등에서 급등과 폭락을 반복시키며 시장을 교란했던 핵심 인물로, 현재는 해외에 머물며 귀국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브이핑크홀딩스가 재무적으로 불가능한 금액을 집행하면서도 자금 출처를 밝히지 않는 점 때문에 “홍석종이 자금줄 아니냐”는 의혹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판토스홀딩스는 여전히 6.53%의 지분을 보유하며 주요 FI로 남아 있고, 코드플랜1호조합은 한때 5.09%까지 지분을 확보하며 단일 투자자로는 상당한 영향력을 가졌다. 그러나 주가 하락으로 담보가치가 무너진 뒤 일부 지분이 반대매매로 처분된 것으로 보이며, 조합의 지분율은 4.26%로 줄었다.
이 조합의 구성원은 초기에 방기환·서윤호·박근영·오선환 등으로 꾸려졌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셀피글로벌·디딤이앤에프 등에서 자산 유출과 감사의견 거절 사태를 야기했던 무자본 M&A 세력과 겹친다. 논란이 커지자 서윤호·오선환 등이 조합에서 빠졌지만, 새로 들어온 웨이즈홀딩스 역시 과거 기업사냥꾼들과의 연결고리가 여러 차례 언론에 등장한 인물들로 구성돼 있어 ‘얼굴만 바꾼 교체’라는 지적이 뒤따른다.
이처럼 KH그룹, 브이핑크홀딩스, 판토스홀딩스(6.53%), 코드플랜1호조합(4.26%), 홈캐스트 측 우호 지분(약 5%대)까지 얽히면서 CSA코스믹의 지배구조는 극도로 왜곡된 형태가 됐다
결국 CSA코스믹을 둘러싼 지배구조는 KH그룹이 주도권을 확보하긴 했지만, 그 주변에는 브이핑크홀딩스의 불투명한 자금, 해외 도피 중인 기업사냥꾼의 개입설, 과거 상장사 부실화를 반복했던 FI들의 흔적이 뒤섞여 있다.
정상적인 사업 전략보다는 지분 매매·전환사채 발행·유상증자 등 단기적 자금 흐름에 기반한 투자자들이 얽힌 구조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코스닥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피해를 키워왔던 패턴이 또다시 CSA코스믹을 중심으로 재현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