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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화 김동선, ‘아빠찬스’로 잘 되면 좋고 아님 말고식 사업 실험?

소상공인들 목숨 걸고 창업해 최선 다해도 실패 가능성 커...실험은 먼 나라 이야기

 

서울 종로 골목의 한 국숫집 주인은 오늘도 가게 불을 켠다. 하루하루가 생존이다. 오른 전기세와 가스비, 줄어든 손님, 감당하기 어려운 인건비 속에서 가족이 함께 가게를 지킨다. 단 한 번의 실패가 곧 폐업으로 이어진다. 소상공인에게 ‘사업 실험’이란 말은 곧 ‘목숨 건 도박’을 뜻한다.

 

하지만 전혀 다른 세상도 있다. 실패해도 아무 일 없는 세계.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은 지난해 로봇 파스타 매장 ‘파스타X’를 테스트 개념으로 열었다가 1년 만에 접었다. 로봇 우동가게 유동도 테스트 개념으로 열었다가 한 달 만에 문을 닫았다.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는 2년 만에 경영권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이런 김동선 부사장의 행보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룹 자원을 써서 매장을 열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접는다. 실패의 비용은 본인이 아니라 그룹이 부담한다.

 

한화푸드테크의 2024년 실적은 매출 1,149억 원, 영업손실 110억 원, 순손실 123억 원으로 적자 전환됐다. 전년에는 19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불과 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모회사에서 100억 원을 수혈받았지만, 신사업 성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골목의 소상공인은 다르다. 한 번의 실패로 가게 문을 닫고, 빚더미에 오른다. 다시 같은 업종에 도전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같은 ‘사업’이라는 이름을 쓰지만, 한쪽은 생존을 걸고 있고 다른 한쪽은 안전한 울타리 속에서 여유롭게 실험한다.

 

김 부사장은 현재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로보틱스, 한화비전, ㈜한화 건설부문, 한화세미텍, 한화모멘텀 등 7개 계열사의 부사장 직함을 갖고 있다. 그러나 대표이사나 등기이사 직책은 맡고 있지 않다. 

 

진정한 경영 실험이라면 성패의 책임과 위험이 따라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경영이 아니라 취미에 가깝다. 그리고 골목의 소상공인은 오늘도 가게 문을 열며 하루를 버틴다. 두 세계의 차이를 보고 있자니, 재벌만의 세상이 따로 있다는 생각에 괜스레 씁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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