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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외식 사업가로 변신 중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

한화 3남 김동선은 어릴 적부터 말을 탔고, 마장마술 유망주로서 국제대회 메달을 목에 건 이력이 있다. 집안의 막내인 김동선 부사장은 아마도 한화가(家)의 귀여움 속에서 자랐을 것이다.

 

승마 유망주이자 한화 창업주 김종희의 손자, 김승연 회장의 셋째 아들로 알려진 그의 인생 1막은 순탄했다. 미국 태프트 스쿨과 다트머스 대학에서 수학했고,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 자격으로 예술체육요원 병역을 마쳤다. 이후 한화그룹 소속 승마단의 일원으로 활동하다가 2014년 아시안게임 이후 한화건설에 과장으로 입사했다. 여러 부서를 거친 뒤에는 퇴사 후 독일에서 음식점을 여는 일탈을 감행하기도 했고, 동시에 국내 승용마 경매시장에도 투신했다.

 

한화건설 재직 당시 김 부사장에 대한 기록은 많지 않다. 2021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프리미엄레저그룹장으로 복귀하며 승마를 포함한 레저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2022년에는 방송기자 출신 A씨와 결혼했고, 형들처럼 그룹에 본격 착근하는 시간도 시작됐다.

 

김동선 부사장의 경영 복귀 신호탄은 외식 사업이었다. 2022년, 그는 갤러리아 부문 신사업전략실장으로서 미국 3대 수제버거 브랜드 중 하나인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도입을 추진했다. 같은 해 10월, 한화갤러리아는 파이브가이즈인터내셔널과 국내 사업권 계약을 체결했고, 2023년 상반기 1호점 개장을 시작으로 5년간 15개 이상 점포를 낼 계획을 세웠다. 이를 전담할 에프지코리아는 한화갤러리아가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로 설립됐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매장은 5개였고 올해 들어 6·7호점이 연달아 오픈됐다. 김 부사장이 직접 유니폼을 입고 해외 매장을 순회하며 브랜드 철학과 오퍼레이션을 익힌 일화는 단순한 외식 진출이 아닌 진정성 있는 복귀로 읽힌다.

 

2023년 에프지코리아 매출은 465억1000만원으로 전년(99억9000만원) 대비 365.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3억7000만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1~4호점은 전 세계 1900여 개 파이브가이즈 매장 중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매장당 월 매출은 약 10억원으로 추산되며, 쉐이크쉑 국내 매장 평균(약 4억원)의 2배를 넘는 수준이다.

 

김 부사장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파이브가이즈 성공에 힘입어 두 번째 외식 브랜드 ‘벤슨(Benson)’을 론칭했다. 미국식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을 표방하는 벤슨은 2년간의 준비 끝에 지난 4월 ‘벤슨 크리머리 서울’이라는 이름으로 강남구 신사동에 1호점을 열었다. 

 

향후 7년간 일본에만 20개 이상의 파이브가이즈 매장을 개설하겠다는 계획도 가동 중이다. 김 부사장은 2023년 본사로부터 일본 시장 사업권을 따냈고, 올해 2월에는 FG코리아 일본 법인을 설립해 도쿄 등 주요 도시에 진출을 예고했다.

 

하지만 외식사업이 성장하는 반면, 주력 백화점 부문은 부진하다. 한화갤러리아의 2023년 백화점 매출은 516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6% 증가했으나, 인적분할 이전 실적이 빠져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역신장 가능성이 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8억원에서 32억원으로 68%나 감소했다.

 

최근 인수한 아워홈 뿐만 아니라 백화점 부문의 둔화, 전통사업과 신사업 간 수익구조 괴리, 고비용 출점 구조와 브랜드 의존도 등은 여전히 김 부사장이 풀어야 할 과제다.

 

탕아로 시작했지만, 김동선 부사장은 이제 실적으로 말하는 경영자다. 다만 숫자와 흥행만으로는 부족하다. 외식사업은 유행에 민감하고, 브랜드 수명은 짧다. 그가 신뢰받는 기업인으로 진화하기 위해선 실적을 넘어 조직, 시스템, 윤리, 그리고 지속가능성까지 입증해야 한다. 그의 ‘인생 2막’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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