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에서 또 화학물질이 새어나와 직원들이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2년 8월 오하이오 워렌 공장에서 화학 증기 누출로 11명이 상해를 입은바 있고 23년에도 유해물질 유출 등 3건의 사건이 발생한바 있다.
이번 사고는 현지 시간으로 6일 오후 3시 26분경, 홀랜드시 48번가에 있는 공장에서 발생했다. 유해물질이 확인되자 소방과 경찰, 응급의료팀이 출동해 유해물질 대응 절차를 가동했다. 이 과정에서 직원 15명이 예방 차원에서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검진과 치료를 받았다. 당국은 생명을 위협하는 부상자는 없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유출된 물질이 공장 내부에서 곧바로 차단돼 외부로 확산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문 정화팀이 현장을 정리하고 안전 점검을 마친 상태이며, 주변 지역에는 피해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응에는 홀랜드 소방서뿐 아니라 인근 그라프스합 소방서, 오타와 카운티 중앙통제센터, 응급의료지원팀 등이 협력했다. 사고 원인은 조사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환경안전 당국과 긴밀히 협조해 후속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고는 북미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의 핵심 기지로 꼽히는 홀랜드 공장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공장은 수조 원대의 투자가 진행된 시설로, 미국 내 친환경차 확대 정책과 맞물려 빠르게 가동률을 높여온 곳이다. 그러나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는 폭발성·독성을 지닌 화학물질이 다수 사용되는 만큼, 안전관리 체계의 중요성이 다시금 부각됐다.
직접적인 지역 주민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안전 우려는 남는다. 미시간이 전통적으로 자동차 산업의 거점이라는 점에서 지역 사회와 정치권은 고용 창출과 안전 확보 사이의 균형을 요구받을 수 있다. 환경단체와 지역 언론은 공장의 안전관리 수준과 정보 공개 범위에 대한 검증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세계 2위 배터리 제조사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영향력이 크다. 따라서 이번 사고는 단순히 지역 차원의 사건을 넘어 기업 신뢰와 직결될 수 있다. 특히 미국 내에서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한국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안전 리스크 관리 능력은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배터리 산업은 빠른 증설 경쟁에 몰두하기보다 안전 관리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안전사고는 생산 차질뿐 아니라 기업 이미지와 신뢰도에 직격탄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사고 원인과 유출된 화학물질의 성격이 확인되면, 규제당국은 책임 범위를 판단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가 “속도 중심”의 성장 전략에서 “안전 중심”의 관리 체계로 전환할 필요성을 보여준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